9월 채권시장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최근 글로벌시장에서는 다양한 이슈가 튀어나오고 있다. 당장 오는 17~18일 열리는 9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비롯, 시리아 사태, 미국 예산안 처리, 연방준비제도 의장 임명 여부, 독일 총선, 일본 소비세 인상 등 이벤트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주에는 그간 지루하게 이어지던 지지부진한 흐름이 무너졌다. 시리아 우려로 인한 미국의 금리하락 등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주 채권시장은 그간의 베어스티프닝(Bear-steepening:기간별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진 현상)에 대한 되돌림 성격의 불 플래트닝(Bull-flattening:기간별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진 모습)을 보였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은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루머속에서 국채선물을 매수하며 강세를 주도했고 일부 기관들의 월말 윈도우 드레싱성의 매수세도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일단 단기적으로 볼때 시리아 사태가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그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초 미국 주도의 연합군 공습이 예상됐으나 러시아 등의 반대와 오바마 대통령이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 의지는 있으나 공격 여부를 의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함에 따라 그 여부는 9일 의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학습효과 등으로 시리아에 대한 우려는 미 금융시장에서 다소 감소했으며 2년 전 아랍의 봄 혁명시 리비아 공습이나 이라크 등 이전 중동 사례를 되돌아보면 군사적 행동 현실화시에는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졌음을 감안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이벤트들은 시장에 영향을 끼쳐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는 있어도 추세적으로 베어스티프닝이 이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요한 것은 곧 등장할 FOMC다. 어떤 방식이든 연내 양적완화 축소(QE Tapering)에 대한 언급이 등장한다면 전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릴 것이고 우리 채권시장 또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짐작된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9월 FOMC에서는 기자간담회 및 경제전망 발표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연내 QE 축소에 대한 미 연준의 입장이 공개될 수밖에 없다"면서 "관건은 이에 대한 언급이 성명문에 명시될 지의 여부와 향후 경제전망의 개선여부"라고 밝혔다.

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만약 성명문에 축소시기가 명시되지 않고 기자간담회에서만 언급될 경우 본격적인 축소 가능성을 선반영해 상승했던 미국채의 수익률이 조정받을 가능성이 농후해보이는 상태다.

그는 "물론 성명문에 명시된다 하더라도 9월 FOMC 이후에는 높아진 금리 레벨로 인해 경기 회복 모멘텀이 훼손될 가능성을 조금씩 선반영하며 시장금리가 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서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과거 QE 1, 2가 종료됐던 시기에 미국 금리가 하락했다는 경험을 떠올리지만, 이번 QE 축소는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이번 QE3의 특징은 기존과는 달리 종료시기가 사전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닌데다 경제지표 개선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향후 일정 조율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미국 경제지표가 높아진 금리의 영향으로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축소 속도를 완화시키며 경기의 하단을 공고히 해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세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기적으로 금리상승 추세(채권가격 하락)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8월에도 선진국 국채금리의 상승 추세가 유지됐던 모습을 보였으며, 양적완화 축소의 선반영 인식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금리 하향안정 시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나, Fed(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축소-중단 계획을 밝힌 만큼 중기적으로 통화완화 강도가 약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며, 경기지표 개선 등으로 ECB(유럽중앙은행)의 통화완화 기대도 감소하는 분위기다.

그렇기 때문에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된 이후에도 유의미한 금리 하락을 기대할 근거는 많지 않다는 것이 김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그는 "8월 중 신흥국 불안은 국내 채권에 호재로 작용했으나, 양적완화의 축소 이슈로 외국인 매수기반이 약화될 소지가 있다는 점은 국내 채권에도 부담요인"이라며 "최근 태국, 말레이시아 등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은 신흥국도 위기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어 국내 시장만의 차별적인 안정세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계속되는 선진국의 금리 상승압력으로 인해 당분간 국내 금리도 상방리스크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불확실성이 강한 만큼 일단 비를 피한 후 확인하고 대응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박혁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양적완화 축소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애널리스트는 "9월 FOMC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 결정 및 로드맵을 제시할 경우 5월 이후 그래왔던 것처럼 채권시장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다만, 금융시장 충격 장기화 시 글로벌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의해 채권시장에 호재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당장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양적완화 충격 영향을 자세히 관찰한 후 고민할 문제이며, 당장은 양적완화 축소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