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보장 상품 과감히 해지…일반사망·건강보장·특정질병·재해보장 순으로
#. 직장인 A씨(38)는 올 한해 목표를 '재테크'로 선택했다. 지금까지는 본인의 월급을 관리하는 아내에게 재테크도 일임했으나 올해부터는 점점 커가는 자녀와 본인의 노후준비를 위해 A씨 스스로 재테크 계획을 세우기로 한 것.
재테크 계획을 세우기 위해 A씨는 먼저 본인 월급의 지출현황을 살펴봤다. 매월 나가는 카드값과 전세를 얻기 위한 대출이자, 자동차 할부금, 아이들 교육비를 꼼꼼하게 체크해 나가던 그는 매월 40만원이 넘는 돈이 종신보험료로 지출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과거 지인의 부탁으로 가입한 종신보험의 보험료가 생각보다 큰 금액인 것을 발견한 그는 고민에 빠졌다. 이 종신보험을 해약하는 것이 좋을지, 그냥 유지해야 할지 쉽게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재테크에 있어 지나치게 많은 보험료 지출은 '필요악'이 될 수 있다. 노후 및 위험, 소득단절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금융상품이 보험이지만 과도한 보험료 지출은 오히려 재테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따라서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가 부담되는 금융소비자들은 본인의 보험설계를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새해가 시작되면서 '올해는 돈 좀 모아보자'고 다짐한 재테크족이라면 본인이 가입한 보험증권을 꺼내 세심하게 살펴보길 권한다.
◆종신보험 설계는 자녀 나이에 맞게
보험업계 전문가들이 보험 리모델링 시 가장 많이 지적하는 상품이 종신보험이다. 사망 시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보험은 보험료 지출이 많은 상품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종신보험을 리모델링을 할 때, 본인이 아닌 배우자 혹은 자녀의 나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종신보험은 본인의 건강이나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자가 사망한 후 남겨질 배우자나 자녀를 위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A씨를 예로 들어보자. 그의 경우에는 아직 나이가 어린 자녀가 2명이나 있다. 따라서 A씨는 본인이 사망한 후 가족이 받게 될 지급보험금을 자녀 교육비와 생활자금 등을 포함해 2억원 수준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여유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보험료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만약 A씨의 나이가 60세를 넘고 자녀들이 직장생활을 시작한 20대 중후반이 되면 많은 보험금이 필요없다. 자녀들도 소득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본인의 장례비와 자녀의 결혼 등 특정한 목적에 대비할 수 있는 1억원 정도로 보험금을 감액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급보험금을 감액하면 당연히 지출되는 보험료도 줄어든다.
A씨가 80세를 넘고 자녀들도 사회적 안정을 찾은 시기라면 종신보험의 보험금 규모는 장례비 수준인 2000만원으로 낮춰도 된다. 이때 절약한 보험료는 노후생활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종신보험의 지급보험금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면 보험료 누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자녀와 가족의 연령 등에 맞춰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험금을 감액해 설계하는 것은 설계사나 보험사가 직접 챙겨주지 않기 때문에 가입자 본인이 나서서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장 크기부터 기간까지 체크
보험 리모델링 시 가장 먼저 체크해야할 사항은 바로 보장의 '크기'다. 지나치게 많은 보장은 높은 보험료를 요구하기 마련이다. 특히 보험료 부담이 재테크 생활에 발목을 잡는 경우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중복보장을 과감하게 없애는 것이 핵심포인트다. 통상적으로 보험업계에서는 암을 포함한 질병, 상해, 운전사고 등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보장에 대해 각 1개씩만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중복된 보장은 해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맥락에서 보장이 없는 부분은 추가로 가입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년에 운전을 몇번하지 않는 금융소비자가 운전 관련 사고를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질병에 대한 보장을 설계할 때는 병력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가족에게 발병한 질병은 본인에게도 발병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예컨대 부모나 친인척이 암에 걸렸다면 암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보장대상은 가장, 배우자, 자녀 순으로 설계해야 한다. 가정경제를 이끌어가는 가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설계하고 보험료가 부담스럽다면 가장만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 경우 보험금은 가장의 사망이나 질병으로 가계경제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족이 기본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필요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형생보사 관계자는 "가장의 현재연봉과 나이에 비례해 필요자금을 산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보험료, '소득의 10%' 적당
보장의 크기를 결정했다면 범위와 기간을 선택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금융소비자들은 일반사망보다 재해보장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통계상으로 암 등 중대한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90%에 이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보장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생보사 관계자는 "일반사망과 종합건강보장, 특정질병, 재해보장 순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보험사고 발생 확률상 가장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보장기간은 길게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만약 보장기간이 60세까지인 상품에 가입했다면 100세 혹은 80세까지 보장이 가능한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 보험기간이 끝나고 재가입하는 경우에는 보험연령과 손해율 증가로 보험료가 오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보험료는 얼마가 적당할까. 이에 대해 생보사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을 제외한 보장성보험료는 소득의 10% 정도가 적당하다"며 "현재 경제상황과 비교해 보험료 지출이 과다하면 보험료를 줄이는 방향으로 리모델링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