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달리 전세시장의 고공행진은 여전하다. ‘미친 전셋값’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셋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셋값은 7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만성적인 전세물량 부족에다 최근 들어 집주인들이 기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진 탓이다.
실제 국토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세와 월세의 비율은 전국 기준 2006년 전세가 54.1%, 월세가 45.9%였다. 하지만 2012년에는 전세가 50.2%로 감소한 반면 월세는 49.8%로 높아졌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전세보다는 월세가 이득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과거 집값 호황기에는 전세금액 활용도가 높았다. 전세금액으로 부동산에 재투자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저금리도 크게 일조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정기예금금리는 2011년 12월 3.77%를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3년 9월 기준 2.60%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월세이율은 2013년 9월 기준 연 9.84%로 예금금리보다 연 7.24% 높은 수준이다. 전세금을 받아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 월세를 놓는 것이 집주인들에게 훨씬 유리해진 셈이다.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주택 매매방식인 전세제도가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 국내 주택시장이 자가와 월세로 이원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주택시장에서 전세는 더 찾기 어려워질 것이란 말이다. 때문에 세입자들은 월세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그렇다면 전세 세입자들은 월세로 가야 할까, 집을 사야 할까. 이는 현재 자금력과 앞으로의 경제 능력 등에 따라 달라진다. 자금력이 있다면 지금 당장 매매로 갈아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한국감정원 자료(2013년 10월 기준)에 따르면 서울지역 전세가구의 평균 주거비용은 연 670만원·월 56만원, 월세가구는 연간 1593만원·월 133만원으로 전세가 월세의 절반 이하다. 보증부 월세에 사는 세입자는 보증금 마련으로 인한 대출 이자와 월세 등 매달 지출되는 비용의 부담이 너무 크다. 물론 정부가 월세 소득공제 혜택을 비롯해 전월세 인상률 제한 등 다양한 혜택을 준비 중이지만, 그래도 월세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반면 집값은 국지적이지만 바닥이다. 6년간 긴 침체를 겪으면서 집값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 그래서인지 정부는 부동산 회복을 위해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취득세 영구 감면에 이어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그리고 집값 호황기에 규제했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도 잇따라 완화하고 있다. 한마디로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들이 많다.
단 앞으로는 과거 시장처럼 단기간 내 시세가 회복되기는 어렵고, 모든 지역이 회복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선별적인 선택이 중요하다.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기본 수요가 많은 아파트인지, 그래서 실거래가 많이 되는 아파트인지 등을 따져봄이 옳겠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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