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움츠린 채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는 부동산시장.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면서 주택거래가 위축되고 이 같은 심리는 또 다시 집값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지만 희망도 보인다. 위례신도시 등에서 시작된 분양열기가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결국 분양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분양시장이 살아야 전세물량이 늘고,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월세 가격도 안정될 수 있다. 이제 곧 하반기 분양시장이 열린다. <머니위크>는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을 짚어보고 하반기 기상도를 전망했다. 아울러 하반기 분양에 나서는 명품아파트 13곳을 뽑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올 상반기 부동산경기를 이끈 건 분양열기였다. 기업·혁신도시의 강세에 힘입어 지방의 '청약대박'이 줄을 이었고, 서울·수도권지역은 재개발·재건축 바람이 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기대감을 키웠다.

이런 흐름은 하반기에도 큰 변화 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7월부터 서울·수도권 민간택지의 아파트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이 1년에서 6개월로 단축됨에 따라 하반기 분양시장에 쏟아지는 물량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위례신도시 송파푸르지오 모델하우스 /사진=머니투데이 DB
◆ 위례·판교·광교서 전매제한 물량 대거 풀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연말까지 분양권 전매금지가 풀리는 물량은 전국적으로 8만7971가구다. 서울 및 수도권은 4만2679가구, 지방은 4만5292가구가 예정돼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에 분양한 서울 및 수도권 민간아파트의 전매가능시기가 올 하반기로 앞당겨지면서 물량이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2만6014가구 ▲서울 9995가구 ▲세종 8944가구 ▲충남 6776가구 ▲인천 6670가구 ▲대구 5729가구 ▲경북 5151가구 ▲경남 4849가구 등이 대상이다. 서울 및 수도권 전매제한기간이 단축됨에 따라 올 8월부터 2015년 1월까지 묶였던 민간사업장의 거래가 오는 7월부터 바로 가능해진다.

대표적으로 전매제한기간 단축의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위례신도시는 작년 하반기에 분양된 6815가구가 풀린다. 하남시 위례엠코타운플로리체 970가구가 6월에 나오고, 7월에는 성남시 위례힐스테이트 621가구와 래미안위례신도시 410가구가 예정돼 있다.

지방은 하반기 공공기관 이전이 계획된 혁신도시와 세종시에서 서울·수도권에 앞서 올초 전매제한이 풀렸던 단지들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청약열기가 뜨거운 대구는 신서혁신도시 서한이다음 479가구, 서한이다음2차 429가구가 하반기 전매제한에서 풀린다. 이외에도 9월 전남 광주전남혁신도시우미린, 11월 울산 우정혁신도시KCC스위첸, 12월 세종시 모아미래도리버시티 등도 각각 분양권 거래가 자유로워지는 곳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투자유망지역에서 전매제한기간 단축의 영향으로 분양권 매매가 늘어 투자수요가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매가 풀리는 단지는 웃돈을 주더라도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하반기 신규물량, 2000년 이후 최대수준

신규 분양시장 물량도 만만찮게 쏟아진다. 15만가구의 새집이 주인을 기다릴 예정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하반기 분양물량은 전국 200곳, 15만1870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20곳, 12만3712가구보다 22.8% 늘어난 수준인 동시에 지난 2000년 분양단지를 조사한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6월 6·4 지방선거와 월드컵의 영향으로 상반기 분양시장은 사실상 마감될 예정"이라며 "청약통장 가입자라면 올해 하반기 분양일정에 대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올 하반기 분양시장의 특징은 서울과 광역시는 물론 지방 중소도시에 재개발·재건축단지가 많다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 8월 서초구 반포동 2-1번지 한신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2차 310가구와 11월 종로구 교남동 62-1번지 일대 돈의문뉴타운 내 돈의문1구역을 재개발하는 경희궁자이 2366가구 등이 분양물량으로 나온다. 아크로리버파크2차는 한강변에 위치해 한강조망이 가능한 점이, 경희궁자이는 광화문·시청·신촌 등 서울시내 중심가와 연결이 용이한 점이 특징이다.

부산도 금정구 장전3동 장전3구역을 재개발하는 래미안장전 1959가구, 서구 서대신동1가 서대신7구역을 재개발하는 푸르지오 959가구 등이 9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전북에서는 전주시 서신동 바구멀1구역을 재개한 바구멀1구역 아파트 1390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 지방 '청약대박' 흐름, 하반기도 이어질 듯
지방 공급물량 중 가장 눈여겨볼 만한 곳은 개발호재가 풍부한 혁신도시와 택지지구 물량이다. 세종시를 비롯해 대구 신서혁신도시, 전남 나주혁신도시 등 공공 개발부지와 부산 명지·정관지구, 강원 강릉 유천지구 등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분양열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상반기의 긍정적인 청약 성적이 하반기 분양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실제 지난달 28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 일대 옥포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e편한세상 옥포는 133가구 모집에 6776명이 몰려 평균 50.9대 1을 기록하며 '청약대박'을 이뤄냈다. 앞서 4월 대구 칠성동2가에서 분양한 삼정그린코아 더 베스트도 최고 107대 1, 평균 76.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일부 아파트의 경우 웃돈(프리미엄)까지 형성됐다는 후문이다. 지방은 수도권과 달리 전매제한이 없고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6개월이면 1순위로 짧아 일부 프리미엄을 노리는 투자수요까지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수요의 기대감을 안고 오는 8월 세종시 보람동 3-2생활권 M3블록에 대방노블랜드 1079가구가 분양된다. 3-2생활권 일대는 세종시청, 교육청, 경찰서 등 주요 행정기관이 들어서는 곳이다. 나주혁신도시에서는 9월 나주혁신영무예다음 622가구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나주혁신도시는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농어촌공사 등 15개 기관이 이전해 관련 종사자의 수요가 두텁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상반기는 전체적인 반등이나 하락 대신 수도권과 지방, 강남 재건축단지를 비롯한 호재지역 등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렸다"며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