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질문할 때는 많지만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자신에게 한번도 제대로 질문을 던져보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이 다반사.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질문에 답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는 데는 여간 낯선 것이 아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학교에서나 사회에서 질문을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데 있을 것이다. 질문하는 법을 모르니 당연히 제대로 답하는 방법도 알 리가 없다. 자기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며 삶을 성찰하고 점검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삶이 온전히 내 것일 리가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게 아닐까.

여기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삶에 매일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며, 어떻게 답을 찾아가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이들 삶의 태도와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과연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는 어떤 ‘삶의 질문’을 던졌으며 어떤 ‘삶의 대답’을 했을까. <최고의 석학들은 어떤 질문을 할까?>를 읽는 재미 또는 감동은 여기에 있다.


공저자들은 하나같이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 중에서도 칙센트미하이의 질문이 책의 첫머리에 배치돼 있는데 그의 질문은 이렇다. “지금 왜 이걸 하고 있지?” 하루하루 수동적으로 살고 관성에 젖어 행동하고 있다면 번쩍 정신이 들 법한 질문이다. 질문의 포인트는 자신의 업(業)에 대해 자신이 정말 좋아해서 하고 있는지 아니면 억지로 마지못해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라는 의미로 우선 생각된다. 이는 어느새 자동화 돼버린 나의 삶에 대한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조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을 터. 문제는 늘 그렇지만, 실천이다. “지금 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질문에는 주어인 ‘나’가 있다. 흘러가는 물에 몸을 맡기듯 자신의 삶을 방치하지 말고,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는 메시지다. 하루에 10분이라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쏟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상자 안에 있는 쥐는 자기가 상자 안에 있는지, 들판에 있는지도 모른 채 먹이를 찾아 미로를 헤맨다. 인간에게는 참으로 다행스럽게 상자를 벗어나 자신을 객관화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는 종교의 가르침과 닿아있다. 나를 알아야 남도 아는 법이다. 시작은 언제나 나로부터인 것이다. 나에 대한 질문이 책의 첫번째 질문인 것은 바로 그런 이유가 아닐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석학들의 질문을 알거나, 또는 답습하는 데 있지 않다. 지금까지 세상의 질문에 답해 온 삶을 멈추고, 자신에게 던지는 나의 질문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매일 아침 또는 잠들기 전에 나에게 던지는 질문을 끄집어낼 시간이 필요하다. 철학, 역사, 문학 등 우리가 인문학이라 부르는 모든 학문과 배움의 시간들이 존재하는 목적은 하나다. 매일 매일 벌어지는 나의 삶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성장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바로 질문이 가진 힘이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 1만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