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할부금융은 고객이 캐피털사와 계약을 맺고 할부로 차를 살 때 중간에 카드결제 단계를 끼워 넣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른 수수료(1.9%)를 판매사에서 부담하도록 해 그간 불필요하게 자동차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요인으로 지적 받아왔다.
자동차업계가 추산하는 복합할부금융수수료는 연간 1000억원 수준. 자동차업계의 과도한 부담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합리적인 수수료에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
◆ 현대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인하 '시급'
자동차업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9월22일부터 복합할부를 판매하고 있는 각 카드사를 대상으로 수수료 개별협상에 돌입했다. 복합할부상품의 특성상 대손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현행 수수료율(약 1.9%)을 0.7%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현대차 측의 주장이다.
원래 카드 가맹점수수료는 카드사들이 고객 돈을 한달여간 대신 갚아주는 데 따르는 자금조달비용과 리스크 관리비용, 대손비용 등의 명목으로 판매사(제조사)가 카드사에 대금의 일부를 지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복합할부의 경우 카드를 통해 결제가 이뤄지지만 캐피털사가 바로 다음날 카드사에 대금전액을 주기 때문에 카드사로서는 위와 같은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1.9%에 달하는 수수료는 과도하다는 게 현대차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카드사들은 '수용 불가'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현대차가 요구하는 0.7%의 수수료는 영세가맹점의 수수료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 결국 피해는 고객의 몫?
일각에서는 복합할부수수료가 자동차 딜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할부금융 취급수수료를 폐지함에 따라 카드사가 딜러들에게 리베이트로 제공할 돈이 사라졌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캐피털사들은 카드사에서 돌려준 수수료 중 일부를 딜러에게 제공한다.
현재 자동차 구매 시 복합할부로 결제하면 카드를 통해 결제가 이뤄지는데, 이때 자동차사는 카드사에 1.9%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이 중 0.57%는 카드사가 가져가고, 나머지 1.33%는 캐피털사에 제공한다. 캐피털사는 1.33% 중 0.37%를 자신들이 갖고 나머지 0.96%는 영업사원에게 나눠준다. 카드사는 0.57%의 수수료 중 0.2%를 캐시백 등의 혜택을 통해 고객에게 돌려준다.
현대차 측은 "복합할부수수료의 분할방식 가운데 캐피털사와 자동차 영업사원이 가져가는 수수료는 원래 발생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며 "더욱이 자동차 영업사원에게 돌아가는 리베이트비용을 대체하는 수단이 된 것은 현재 복합할부수수료가 얼마나 기형적 구조를 띠고 있는지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과도한 복합할부수수료에 따른 부담이 고스란히 자동차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객에게 제공돼야 할 판촉비 예산을 카드사와 캐피털사, 영업사원이 나눠 가짐에 따라 고객이 누려야 할 혜택의 규모가 축소되고 있어서다.
통상 수입차의 경우 차량을 구매할 때 300만원 한도 내에서 가격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카드사에 수수료를 지급하기 위해 할인 가능금액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도 지금까지는 복합할부수수료를 자동차가격에 반영하지 않았지만 추후에는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 복합할부수수료 인하, 올바른 선례 남기는 것 '중요'
일부 금융소비자단체는 지난 7월 체크카드 가맹점수수료를 인하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복합할부수수료 인하가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7월 체크카드 가맹점수수료율을 0.7% 이하로 인하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용공여와 자금조달비용, 대손 리스크 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는 복합할부도 가지고 있는 특징이므로 복합할부도 체크카드 정도의 수수료율이 적당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6월 금융연구원 주최 복합할부 토론회에서 소비자단체인 서울YMCA 서영경 팀장은 "(복합할부의) 신용공여기간이 짧다는 점에서 사실상 체크카드와 비슷하므로 가맹점수수료를 체크카드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고비용 구조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올바른 선례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복합할부는 자동차시장뿐 아니라 다른 시장에도 독버섯처럼 퍼질 가능성이 있다"며 "금액이 큰 아파트 중도금이나 선박, 대형상용차, 기계류 등의 경우 제조업체에 할부 또는 현금으로 결제하는 구조인데 여기에도 카드사가 중간에 끼어들어 카드결제로 유도해 가맹점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조업체가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카드사들을 위해 과중한 가맹점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이 일반화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선례를 남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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