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은 초고가에 거래된 그림 100개의 리스트를 소개한다. 저자 이규현은 조선일보 문화부 미술담당기자를 거쳐 지난 2008년에 아트 마케팅회사를 설립해 미술 전시 기획과 홍보, 아트 마케팅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작품의 가격 형성의 원리와 미술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고 궁극적으로 예술작품을 더 가깝게 느끼고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고가의 작품들의 공통점은 작가가 예술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카소, 워홀, 베이컨, 반 고흐 등은 모두 기존의 예술경향을 뒤엎고 새로운 시대를 연 선구자들이다. 초고가에 거래되는 작품들은 예외 없이 이런 위대한 작가들의 대표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또한 해당 작품을 소장했던 사람이나 기관이 유명하거나 믿을 수 있고 유통과정이 분명하며 전시 기록이 좋다. 이 책에 실린 작품의 상당수는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작가들의 대표작인 동시에 부자들의 손에 들어간 것이라 앞으로 꽤 오랫동안 시장에 못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런 희귀성 때문에 작품의 가격이 끝도 없이 오르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나는 미술교과서다. 순위에 오른 100개의 그림마다 각각 그림의 의미를 비롯해 가격이 높아진 이유, 거액을 주고 그림을 구매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림의 특성과 화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 등을 풍성하게 풀어놓는다. 평소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이다. 게다가 일반적인 미술교과서와는 달리 딱딱하거나 도식적이지 않아서 더욱 좋다.
두번째 측면은 세계명화의 지상전시라고 불러도 좋다는 점이다. 뭉크의 작품처럼 이 책에 실린 상당수의 그림은 개인소장품이라서 전시장에서 볼 수 없으므로 일반인들이 접할 수 없는 것이 많다. 저자는 출판사의 협조로 100개의 작품 사진을 모두 구해 책에 실었다. 희귀작과 유명작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한편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위 안에 작품을 올린 작가는 35명뿐이다. 미국 출신이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프랑스, 중국, 이탈리아가 각 4명으로 뒤를 이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예술은 권력이며 자본이다. 작품이 거래되기 위해선 활발하고 창의적인 활동도 중요하지만 돈을 지불하고 그림을 사는 이의 몫이 더 크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현대미술시장의 실태와 흐름을 잘 보여주는 현장백서라고 볼 수 있다.
이규현 지음 | 알프레드 펴냄 | 1만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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