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DB
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좀처럼 꼬인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거센 반대에 번번이 부딪쳐 조기 통합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예고한 11월 내 통합이 이뤄질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추진하는 하나-외환은행 통합 작업이 좀처럼 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와의 타결을 매듭짓지 못한 것이 통합 무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대화를 위한 상견례가 파행으로 얼룩졌다고 알렸다.

노조는 "지난 14일 밤 열린 대화단 상견례 자리에서 김정태 회장이 당초 예정된 회의시각에 2시간 늦게 참석한데 이어 회의시작 30분만에 오늘 상견례는 없던 걸로 하자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대화의 직접 당사자는 외환은행장이 아닌 하나금융 회장"이라며 "우리는 하나금융 측에 ▲일방적인 합의위반에 대한 사과 ▲새로운 합의서 체결 전까지 IT통합과 합병승인 신청 등 통합절차 중단 ▲정규직 전환 ▲대화단에 전폭적인 권환 위임 등을 요구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점장 조기합병 강제 동의서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노조는 하나금융이 부점장협의회에서 전국의 부점장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영업본부장들은 지점장들을 소집하는 등 조합원들을 겨냥해 조기합병에 강제로 동의하는 서명을 받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급물살을 타는 듯한 모습이었다. 외환은행 노조가 2.17 합의서 대상자인 하나금융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
 
이를 통해 하나금융은 조기 통합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다각도로 준비해왔다.


김정태 회장 역시 "11월 중 금융당국에 (조기통합) 승인신청서를 내고 외환은행 노조와 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이 조기통합을 위해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스스로 사퇴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와 노조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11월은커녕 연내 조기통합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가급적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 노조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 게 없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최근 하나-외환은행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타협점을 찾는데 노력중"이라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임직원들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과는 별도로 하나-외환카드 조기통합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하나SK카드는 5본부 32개 팀으로 구성돼있고, 외환카드는 2본부 20개 팀이다. 양사는 두 조직을 합쳐 7개 본부로 새롭게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가 인원 배치를 위해 을지로 하나SK카드 인근 삼화빌딩을 임대해 인력 재배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