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 회항' 사건 당시 승무원·사무장에 행한 폭언 등의 행위가 확인됐다. 또한 거짓진술 요구와 박창진 사무장을 음해하는 소문을 퍼뜨리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땅콩회항’ 사건의 재구성
다수 매체가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검찰 공소장 내용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해 보면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5일 뉴욕발 인천행 대한항공 KE086편에 1등석 승객으로 탑승했다.
승무원 김모씨는 미개봉 상태의 견과류 봉지를 서빙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렇게 서비스하는 게 맞느냐"며 매뉴얼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당시 기내에 있던 사무장·승무원들은 이륙 준비를 위해 안전벨트와 짐 보관상태 등을 점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박창진 사무장이 매뉴얼이 담긴 태블릿 PC를 전해주자 조 전 부사장은 "내가 언제 태블릿을 가져오랬어, 갤리인포(기내 간이주방에 비치된 서비스 매뉴얼)를 가져오란 말이야"라고 말했다.
박 사무장이 주방으로 뛰어가 파일철을 가져오자 조 전 부사장은 "아까 서비스했던 그X 나오라고 해"라고 고함쳤다.
조 전 부사장은 승무원 김씨에게 삿대질하며 "서비스 매뉴얼도 제대로 모르는데 안 데리고 갈 거야, 저X 내리라고 해"라며 "이 비행기 당장 세워, 나 이 비행기 안 띄울 거야 당장 기장한테 비행기 세우라고 연락해"라고 호통쳤다.
박사무장은 "이미 비행기가 활주로에 들어서기 시작해 비행기를 세울 수 없다"고 만류 했지만 조 전 부사장은 "어디다 대고 말대꾸냐"며 비행기를 멈출 것을 강요했다. 이에 박사무장은 인터폰으로 "기장님, 비정상 상황이 발생해 비행기를 돌려야 할 것 같다"고 보고했다.
조 전 부사장은 김씨에게 하기할 것을 지속적으로 지시했다. 뒤늦게 변경된 매뉴얼에 따라 김씨가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을 알게 된 조전 부사장은 되려 박 사무장에게 책임을 물으며 "이거 매뉴얼 맞잖아. 네가 나한테 처음부터 제대로 대답 못해서 저 여승무원만 혼냈다“며 ”네가 내려"라고 소리쳤다.
기장은 오전 1시쯤 관제탑에 "사무장 내리고, 부사무장이 사무장 역할을 한다"고 교신했다. 박 사무장은 5분 뒤 비행기에서 내렸다.
◆거짓진술 지시에 '사무장 음해' 소문 유포 정황
조현아 전 부사장이 국토교통부 조사 첫날부터 직원들에게 '거짓진술'을 지시한 정황과 박 사무장에 대한 허위소문을 유포한 정황도 파악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현아 전 부사장은 조사 첫날인 지난달 8일 여모 상무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언론에서 항공법 위반 여부에 대해 거론하고 있으니 최종 결정은 기장이 내린 것'이라고 국토부 조사에 임하도록 주문했다.
또 여 상무에게 '승무원 동호회(KASA)'를 통해 이번 사태의 책임은 자신이 아닌 박 사무장으로 인해 벌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소문을 퍼뜨리라고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의 첫 재판은 19일 오후 2시 30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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