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3월 기준금리를 2.0%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연 1.75%로 결정했다. 한은은 금리인하 이유에 대해 올 들어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아 금리인하 압박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이후 주요국의 연이은 통화완화 정책이 한은에 상당한 부담을 줬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과 중국과의 치열한 수출경쟁을 감안하면 원화환율 방어 역시 금리인하의 중요한 목적이었을 것"이라며 "이번 금리인하는 내수부양 외에도 아시아로 넘어오는 환율전쟁에 동참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통상 금리를 인하하면 통화량이 증가하고 외환 대비 원화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오른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금리인상 발표 전까지 상승하다가 발표 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떨어진 112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까지 3거래일동안 27.8원(2.53%) 상승한 환율이 금리인하 직후 하락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 중 상당수가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기 이전에 이미 환율 하락이 나타날 것을 예측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장 시작 전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너무 빠르게 진행됐다"며 "금통위 발표 이후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출회되고 단기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도세가 유입돼 환율은 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RB)의 금리인상 우려감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강달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날 한은이 통화정책 결정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 밝힘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추가 금리인하 여부는 4월 수정 경제전망치의 달성 여부와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 달려있다"며 "경제전망치의 달성 여부는 적어도 6월이 돼야 하고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미국의 금리인상도 하반기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소 이코노미스트는 "FRB는 금리인상을 준비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한은은 2분기에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된다"며 "당초 전망대로 상반기까지는 강달러-약원화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 변동성에 따른 경계감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1110원대까지 밀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