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지주회사인 SK와 SK C&C 간 합병을 전격 추진하면서 최대숙제로 남은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게 됐다. 더 이상 지배구조 이슈에 발목 잡히지 않고 현재의 위기를 정면돌파해 미래 성장에 매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0일 SK그룹에 따르면 SK와 SK C&C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 회사는 기존 순수지주회사에서 기존 SK C&C의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가 된다.
합병에 따라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대주주인 SK C&C가 지주회사 SK를 지배하는 이른바 '옥상옥' 구조를 해소해고 온전한 지주회사 체계를 갖추게 된다.
◆시장 기대 반영한 지배구조 개편
이로써 SK그룹은 대주주인 최 회장이 새로운 지주회사가 되는 합병회사의 직접 대주주가 됨에 따라 ‘최 회장→SK C&C→SK 사업자회사’로 연결되던 복잡한 구조를 ‘최 회장→합병회사→사업자회사’의 간결한 형태로 지배구조를 혁신한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에도 SK그룹은 그동안 시장과 시민사회, 규제기관 등으로부터 진정한 의미의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SK C&C를 통한 간접지배 형태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합병은 이 같은 지적과 해소 요구를 양사의 경영진과 이사회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날로 격화되는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 그간 지적 받아 왔던 옥상옥 지배구조 이슈 해결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며 “이에 가장 친시장적인 방법으로 제시된 SK와 SK C&C의 합병을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SK그룹의 매출과 수익이 역성장한 초유의 상황에서 더 이상은 물러날 곳이 없다는 판단 아래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두 회사의 합병이라는 초강수 혁신안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 지배구조 혁신으로 위기 정면돌파
SK그룹이 지배구조 혁신에 나선 것은 경영환경 추가 악화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의 지배구조로는 위기 극복 및 미래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위기는 경영공백 장기화와 주력사업 ‘게임 룰’의 전면적인 변화 등에 적기 대응을 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며 “이 같은 위기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심플하고 효율적인 지배구조 혁신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SK그룹은 지난해 비교적 안정적인 정유사업에서 37년만에 1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셰일가스라는 새로운 경쟁 에너지가 등장하고 중동 산유국이 가격하락에도 생산을 늘리는 등 새로운 치킨게임이 시작됐는데도 효과적인 대응을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으로 SK는 ICT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 형태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SK C&C의 적극적인 신규사업 개발 및 글로벌 진출 역량과 SK가 보유한 인적·물적 역량 및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이 결합될 뿐 아니라 사업자회사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 진출 등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SK그룹은 기대한다.
SK그룹 관계자는 "합병된 지주회사가 영위하는 ICT 사업성과가 직접 반영되기 때문에 기업가치도 크게 높아지고 청년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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