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감사가 중지되자 고영주 이사장이 야당 의원들의 빈자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신임 이사장이 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 자리에서 정치편향적 발언으로 야당의원들과 논쟁을 벌여 수차례 정회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이날 국감의 첫 정회는 고 이사장이 과거 방문진 감사 시절 발언으로 촉발됐다. 고 이사장은 2013년 1월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년 하례회에서 '부림사건'을 언급하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한 바 있다.

문 대표는 이에 따라 고 이사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날 고 이사장은 국감에서 한 증언이 앞으로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관련 답변을 거부했다.


야당 의원들은 고 위원장의 '사상'과 관련한 질의를 이어나갔다.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은 고 이사장이 법원이 일부 좌경화됐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고 이사장은 한 전 대표 사례 등을 들어 해명했다.

고 이사장은 "제가 알기로 문 대표와 한 전 의원님은 대법원 판결을 받고 사법부 전체를 비판한 것으로 아는데…(본인이) 법원이 일부 좌경화됐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해당 답변을 들은 우상호 야당 간사는 "더는 정상적인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며 퇴장을 선언했다.


오후 재개된 국감에서는 고 이사장이 '국가정상화 추진위원회 위원장' 당시 추진했던 '친북인명사전'이 문제가 됐다. 친북인명사전에는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 우상호 의원, 오영식 의원, 이인영 의원이 등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의락 새정치연합 의원은 "고 이사장은 '친일(親日)인명사전'이 국가를 분열시킨다고 했는데 친북(親北)인명사전을 만든 것은 분열적인 게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이어 "사전에 오른 야당 정치인이 있는데 여전히 반국가 행위자, 친북행위자라고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고 이사장은 "친일인명사전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며 "친북인명사전은 대한민국이 좌경화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해서 편찬됐다"고 말했다.

또 "책임회피하려는 게 아니고 (친북사전은)애국진영에서 오래전부터 숙원사업이었기 때문에 제가 법적인 건 책임지겠다고 하고 편찬위원들이 만든 것"이라며 "(편찬작업은 관여하지 않았지만) 거기 나와 있으면 그렇게(친북행위) 했겠죠"라고 답했다.

이 답변에 우 의원이 다시 제동을 걸었다. 우 의원은 "오전에 사과 아닌 사과를 받고 국감을 진행하고 있는데 제가 친북 인사로 지명 당한 상태에서 국감을 계속 해야 되느냐"며 "제가 어떤 형태의 친북 활동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날 국감에서는 방문진 운영 관련 정책적인 사안은 제대로 검증되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인 방문진 회의 속기록은 제출되지 않았고 상당수 질의에 고 위원장은 "모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