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빙판길에서 낙상사고를 당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신체 건장한 젊은 남성도 겨울철 미끄러운 땅에 자칫 발을 헛디뎌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적잖다. 특히 노년층은 눈길만 봐도 아찔한 생각부터 앞선다. 젊은 사람에게는 단순히 넘어지는 경미한 사고일 수 있지만 노인에게는 심각한 부상 및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습게 여기고 이를 방치하면 여러 합병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경미한 부상이라도 꼭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제공=뉴시스 김진아 기자

◆ 낙상사고로 인한 척추·고관절 부상

낙상사고는 중년 이후부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뒤로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아 특히 척추와 엉덩이뼈(고관절)를 조심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약해진다. 디스크의 탄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넘어져 과도한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디스크가 밖으로 밀려 나와 주변 신경을 건드리고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주로 엉치, 허벅지, 종아리, 발 등에 통증이 나타나며 증상을 방치하면 심한 경우 하반신 마비가 올 수도 있다. 허리디스크가 발생하면 대부분 한쪽 다리에 통증이 나타나지만 신경이 눌리는 부위에 따라 양쪽 다리가 저리기도 하고 눕거나 편한 자세를 취하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사라지기도 하지만 특별한 자세를 취하거나 물건을 들어올릴 때, 기침·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허리디스크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3~4주 정도 안정을 취하면 증상이 호전되거나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호전되지 않으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온열 요법 등으로 치료하며 소염제나 근육 이완제 등으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효과를 동반한 시술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내과적인 질환을 이미 가지고 있거나 고령 환자의 경우에는 반드시 본인의 상태에 맞는 방법을 찾아 허리디스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엉덩이뼈나 고관절의 골절도 치명적이다. 엉덩이뼈가 골절되면 거동 자체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계속 누워있을 경우 자칫하면 욕창이나 폐렴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엉덩이로 넘어져 고관절 골절이 발생했음에도 다리나 팔처럼 통증이 심하지 않고 부기가 적어 처음에는 이상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관절은 절대 저절로 붙는 법이 없어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고 고령 환자의 경우 치료가 지연됐을 때 회복속도와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 망설여지는 허리디스크 수술… ‘SELD시술’이 해답

아파트 경비 일을 하는 김모씨(61)도 최근 한파로 얼어 붙은 빙판길을 걷다 낙상사고를 겪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엉덩이 부근의 찰과상 정도겠거니 생각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허리부근의 통증이 나아지지 않았고 다리까지 저릿한 증상이 내려오자 결국 병원을 방문했다.

진단 결과는 ‘급성 허리디스크’. 그러나 그가 하는 일의 특성상 치료를 위해 일주일 이상 자리를 비우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김씨의 우려와는 달리 수술이 아닌 시술로 허리디스크를 말끔히 해결했고 시술 후 30분 정도 안정을 취하니 걷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가능해져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김씨가 받은 치료는 시술로도 수술적 치료 효과를 보는 ‘미니레이저 디스크 시술’(S.E.L.D: Sacral Epiduroscopic Laser Decompression). 이는 절개 없이 원인이 되는 디스크를 제거하기 때문에 차세대 비수술 치료의 혁신적인 대안이다. 내시경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해 레이저시술을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다른 척추시술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척추 학회에서도 주목받는 SELD는 낙상으로 인해 발생한 급성 허리디스크 외에도 평소 디스크에 의한 신경압박으로 통증이 심한 경우, 디스크 파열 및 만성 요통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경우에도 적합하다. 이미 척추 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은 통증이나 MRI상으로는 발견되지 않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도 해결할 수 있다.

◆ 치료만큼 중요한 ‘예방’

정확한 치료만큼이나 낙상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눈이 얼어붙은 도로뿐 아니라 지하철 입구의 계단, 건물 입구는 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생긴 습기가 얇게 얼어 특히 미끄러운 곳이다. 물기가 있는 하수구 맨홀 뚜껑도 상당히 미끄러우므로 가능한 한 피해서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굽이 높은 신발, 키 높이 깔창 신발 등을 신었을 경우 조금만 발의 균형을 잃어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굽이 낮고 폭이 넓은 편안한 신발이나 겨울용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겹 껴입는 것이 도움이 되며 균형을 잡지 못할 만큼의 과음은 피해야 한다. 단백질과 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고 지나친 음주는 피해야 한다. 평소에 틈틈이 유연성을 길러주는 체조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낙상사고를 당했다면 무리해서 일어나려 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421호·제4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