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 첫날인 14일 증권사 지점에는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북적거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ISA 상담을 위해 방문한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정작 상담을 맡은 직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전국의 은행·증권사 등 33개 금융사는 일제히 ISA 판매에 돌입했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 예·적금,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여러 가지 금융상품을 담아 관리하는 상품이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의 200만~250만원이 비과세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점 객장에서 열린 ISA 가입 행사에서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ISA는 편리한 자산운용과 세제혜택으로 국민의 자산증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초기 성과를 지켜본 뒤 가입하겠다는 고객들이 많다”며 “초기 성과를 통해 연간 5% 수준의 수익률 성과를 낸다면 은행보다 증권업계의 경쟁력이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막상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증권사 지점 일선에서는 상담 직원부터 ISA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기자가 직접 각 증권사 지점 5곳을 돌아다녀본 결과 어느 한곳도 ISA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는 곳은 없었다.
ISA는 고객이 직접 펀드나 ELS 등을 골라 담는 ‘신탁형’과 증권사가 만든 모델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는 ‘일임형’으로 나눠 출시됐다.
이들 증권사 중에는 일임형을 아직 출시하지 않았다는 회사가 한곳 있었고 다른 한곳은 일임형을 출시했지만 모델 포트폴리오에 어떤 상품이 들어가는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머지 세곳은 기존 랩어카운트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며 이것과 비슷하게 ISA가 운용될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일임형 포트폴리오를 준비 중이라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 랩 상품 등에 사용한 포트폴리오와 차별화된 전략을 구성하기 위해 아직 준비 중”이라며 “1~2개월 내에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와 기대수익률에 대해 묻자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어딘가에 전화를 하는 모습을 보인 증권사가 대부분이었다. 비과세해외펀드와 어떻게 다른지, ISA 혜택이 끝나면 투자했던 자산은 어떻게 되는지 등의 질문에도 명쾌한 답변을 주는 증권사가 드물었다.
다만 이들은 상담 내내 자사가 제공하는 이벤트에만 집중해 설명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ISA 계좌를 가입하면 특판 RP를 어느 한도까지 몇%로 돌려준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ISA 출시 첫날이라 다소 혼선을 빚었던 부분이 있었다”며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