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앞 분식점에서 새우튀김을 먹고 입술이 퉁퉁 부은 초등학교 1학년생 A군. 간식으로 방울토마토를 먹고 나니 갑자기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타난 24세 여대생 B씨. 여느 때처럼 더위를 식히려고 냉면을 먹었는데 몸에 붉은 반점이 생긴 43세 C씨. 병원에 찾아간 세사람의 진단명은 다름아닌 식품 알레르기였다. 세사람 모두 평소 아무런 의심 없이 먹던 음식이었기에 식품 알레르기라는 결과가 의아했다.
식품 알레르기는 대개 A군의 사례처럼 성장기에 자주 먹지 않았거나 처음 섭취하는 식품에서 발견되는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B씨와 C씨처럼 성인이 된 후에 알레르기를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2011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연령별 식품 알레르기 유병률을 살펴보면 40대(16.4%)와 30대(15.6%)가 꽤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따라서 지금껏 알레르기가 없었다 하더라도 식품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식품 알레르기, 여름철에 더 주의해야
알레르기의 발병은 인체의 면역체계와 깊은 관련이 있다. 알레르기는 외부로부터 유입된 특정 항원을 섭취하거나 접촉·호흡했을 때 체내 면역물질인 항체가 과도하게 반응해 나타난다.
대다수 사람에게는 별 영향이 없는 음식물이지만 특이 체질을 가진 사람은 히스타민(토마토, 옥수수 등), 콜린(땅콩, 메밀 등), 세로토닌(바나나, 키위 등), 노이린(꽁치, 연어 등), 트리메칠(게, 새우 등), 타이라민(바나나, 토마토 등), 페닐에칠아민(초콜릿, 치즈 등), 트립프타민(토마토, 오이 등) 등을 유해물질로 인식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증상으로는 두드러기·혈관 부종·아토피피부염 등과 같은 피부 증상이 흔하게 나타나며 설사·구토·복통 등의 소화기 증상이나 코막힘·재채기 등의 알레르기 비염, 천식 증상도 나타난다. 심한 경우 기도가 부으면서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곤란에까지 이를 수 있다.
보통 알레르기는 건강할 때는 신체 내에 잠재돼 드러나지 않다가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드러난다. 영유아나 초등학생에게 알레르기 반응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우리가 여름철에 즐겨 먹는 음식 중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이 다수 포함돼 주의가 요구된다. 대표적 여름 과채류인 복숭아와 토마토를 비롯해 아이스크림과 빙수 속에 들어간 우유, 냉면과 막국수에 들어간 밀가루와 메밀, 삼계탕의 닭고기 등이다.
알레르기 반응은 식품 섭취 후에 즉시 나타나는 즉각형 반응도 있지만 1~2일 후에 나타나는 지연형 반응도 있다. 며칠 지나서 증상이 나타나다 보니 음식과의 인과관계를 찾지 못해 원인이 되는 명확한 식품이 무엇인지 모른 채 약 처방만 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알레르기성 쇼크의 위험을 배제할 수 없으니 자신에게 잠재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무엇인지, 또 대체해서 먹을 수 있는 식품은 무엇인지 미리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종합적 검사로 원인 찾아야
식품 뿐 아니라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적인 영향 등 알레르기는 여러 항원에서 기인한다. 토마토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사과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거나 꽃가루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복숭아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학계에 자주 보고된다. 처음에는 식품 알레르기만 있었지만 알레르기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천식 등 여러 알레르기 질환을 동시에 경험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최근에는 알레르기 원인을 종합적으로 알아보는 검사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스트 알레르기 검사’(MAST Allergy Test)와 개별 항원의 양을 정확히 정량할 수 있는 ‘이뮤노캡 검사’(ImmunoCAP)다.
마스트 알레르기 검사는 여러 가지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특이 면역글로불린 E(IgE)를 동시에 검사하는 방법으로 알레르기 질환의 진단 및 해당 항원군을 추정할 수 있는 선별검사다. 한번의 검사로 음식물 알레르기 항원은 물론 흡입성 알레르기 항원까지 90여종에 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뮤노캡 검사는 혈청에 존재하는 알레르기 원인물질에 대한 특이 IgE라는 항체를 측정하는 정량검사다. 특이 IgE 항체의 양을 통해 증상의 중증도를 예측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두 검사 모두 혈액을 통한 것으로 피부반응검사에서 나타날 수 있는 쇼크 위험이 없어 안전하며 성인은 물론 소아에게서도 효과적으로 원인물질을 찾아낸다. 특히 피부과민성이 있어 그동안 피부반응 검사를 시행하지 못했던 사람이나 항 히스타민제 등의 약제를 복용한 사람도 진단할 수 있어 더 많은 환자가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연령에 따라 특히 주의해야 할 항원은 세분화된 이뮤노캡 검사를 실시한다. 5세 이상의 유아와 성인은 아토피성 알레르기의 유무 및 원인을 찾는 ‘이뮤노캡 파디아톱 검사’(Phadiatop)를, 이보다 어린 0~4세 영아는 흡입성 알레르기 항원과 가장 흔한 식품 알레르기 항원을 종합적으로 검사하는 ‘이뮤노캡 영아 파디아톱 검사’(Phadiatop infant)를 하면 보다 명확하게 원인물질을 찾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인에게 알레르기 반응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식품 18가지를 선별해 가공식품의 원재료명에 이를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했다. 가공식품뿐 아니라 단체생활을 하는 학교에서도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알레르기 유발 식품으로 지정된 음식물이 급식에 포함되면 식단표에 이를 표시해 학생들에게 알리고 학교의 홈페이지와 가정통신문에 고지해야 한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정 의무표기 알레르기 유발 식품 18종
- 갑각류 2종: 게, 새우
- 견과류 2종: 땅콩, 호두
- 과채류 2종: 복숭아, 토마토
- 곡류 3종: 대두(두부), 밀, 메밀(글루텐이 포함된 메밀)
- 난류
- 아황산류 및 아질산류: 햄·소시지류
- 생선류 1종: 고등어
- 연체류 2종: 오징어, 조개(굴, 전복, 홍합 등)
- 우유: 우유와 우유가 함유된 식품(치즈, 아이스크림 등)
- 육류 3종: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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