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사옥. /사진=뉴시스

그간 국내 게임시장의 주인공은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이른바 ‘3N’이었다. 그 가운데 넥슨은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다. 1996년 자본금 6000만원으로 설립된 넥슨은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내며 한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게임시장이 대세로 떠오른 2010년대 중반부터 넥슨의 위상에 금이 갔다.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PC온라인게임을 주력으로 삼던 넥슨이 시장의 변화에 느린 대응을 보인 것. 그 틈을 타고 넷마블이 ‘모바일 올인 전략’으로 급격하게 몸집을 불리면서 게임업계 지각을 흔들었다. 올 2분기 넷마블의 매출은 5401억원으로 4778억원의 넥슨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엔씨소프트도 ‘20년 장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리니지M’을 출시하면서 모바일시장에 안착했다.

넥슨이 모바일게임의 위력을 간과한 건 아니다. ‘다크어벤저’ 시리즈와 ‘히트’ 등을 선보이며 꾸준히 모바일시장에 도전했고 2014년부터 올해까지 약 50개에 달하는 게임을 출시했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대박’게임은 등장하지 않았다.
◆모바일서 힘 못쓰는 넥슨

문제는 PC에서 성공을 거둔 IP를 활용한 게임조차 모바일에서 흥행에 참패한 것이다. 넥슨의 스테디셀러 ‘메이플스토리’를 모바일로 이식한 ‘메이플스토리M’은 물론 ‘던전앤파이터’의 IP를 활용한 ‘던전앤파이터: 혼’까지 이렇다할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넥슨이 야심차게 내놓은 다크어벤저3는 이렇다할 흥행가도를 달리지 못한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사진제공=넥슨

넥슨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노정환 넥슨 모바일사업본부장은 지난 6월 열린 다크어벤저3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1월부터 유명IP를 내세운 게임을 출시했지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이 없다”며 “모바일사업 담당자로 뼈아픈 한해”라고 말했다.
당초 업계 1위의 넥슨이 모바일시장 본격진출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업계 관계자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2015년 11월 출시한 히트의 성공으로 그 악몽은 현실화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이후 넥슨의 모바일사업은 지지부진했다.

겉보기에는 압도적이고 화려한 물량공세였다. 한꺼번에 많은 수의 게임을 쏟아냈고 막대한 비용의 마케팅으로 사용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너무 많은 게임 라인업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모바일게임은 꾸준한 업데이트가 생명이다. 실제로 인기있는 모바일게임들은 매주 업데이트를 실시하면서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한다. 하지만 넥슨은 한꺼번에 많은 게임을 쏟아낸 탓에 제대로 된 운영을 하지 못하는 형국이 됐다. 실제로 9월20일 현재 던전앤파이터: 혼은 약 석달 가까이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메이플스토리M도 8월31일 업데이트가 가장 최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시장과 PC게임시장은 다르게 작동한다”며 “넥슨이 모바일게임시장에 정착하지 못한 건 PC게임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전략을 그대로 실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넥슨이 지난 14일 출시한 액스(AxE)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분석이다. /사진제공=넥슨

◆액스(AxE)로 실적 1위 탈환할까
잇따른 실패에서 교훈을 얻은 것일까. 넥슨이 지난 14일 출시한 ‘액스’(AxE)는 이전 넥슨의 모바일게임들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업계 내부에서는 벌써 ‘히트’와 같은 성공을 거두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액스는 출시하자마자 ‘리니지 형제’를 밀어내고 앱마켓 최고매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출시 3일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평점도 5점만점에 4점을 넘기는 등 이용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넥슨의 실적에 쏠린다. 지난 2분기 넥슨의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59% 감소한 1653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춘절 이벤트가 크게 성공하면서 넥슨의 실적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만족할 수 없는 실적이다. 일각에서는 2분기 넷마블에 역전당한 실적을 넥슨이 3분기에 재탈환할 것으로 전망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11월까지 대작 게임의 출시 소식이 없어 액스와 리니지 형제의 롱런이 무난해 보인다”며 “액스가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넥슨이 다시 업계 매출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문제는 그간 넥슨이 저질러온 운영상의 실수를 얼마나 극복했는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