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용의자가 뉴질랜드로 달아나 경찰이 국제 공조를 추진하고 있다. 27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 23일 뉴질랜드로 출국한 30대 A씨가 지난 21일 친모 50대 B씨와 B씨의 아들, 남편 등 일가족을 모두 살인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국내 송환을 위해 뉴질랜드 당국에 범죄인 인도요청 및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공조 등을 진행하고 있다.

B씨와 그의 아들 C군(14)은 지난 21일 오후 2~5시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아파트 자택에서, B씨의 남편 50대 D씨는 같은 날 오후 8시쯤 강원 평창군 한 국도 졸음쉼터에서 흉기로 피살됐다. D씨는 경찰 추적결과, 횡성군 한 콘도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렌터카 트렁크에서 발견됐다. 범행에 쓰인 흉기는 모두 이들 시신 옆에 있었다.


이들의 죽음은 지난 25일 B씨 여동생이 "21일부터 언니가 연락되지 않는다"며 경찰서에 신고하면서 확인됐다.

숨진 B씨와 C군을 발견한 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통해 지난 21일 정오쯤 B씨 집에 A씨가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A씨가 들어가고 2시간쯤 지난 뒤 B씨와 C군이 집에 들어갔다. 이후 같은 날 오후 5시쯤 A씨는 혼자 집을 나왔으나, B씨와 C군의 모습이 찍힌 영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21일 오후 2~5시 사이 A씨가 B씨와 C군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는 아파트에서 나온 뒤 D씨와 함께 용인에서 강원도로 함께 이동했다. GPS기록을 조사한 결과 이 차량은 평창군 한 국도에서 멈췄다가 강원 횡성군 둔내면 콘도로 이동했다.


경찰은 차량이 멈췄던 평창군 한 국도 졸음쉼터 주변에서 D씨 안경과 혈흔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곳에서 A씨가 흉기로 D씨를 살해한 뒤 차량 트렁크에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오후 9시쯤 콘도에 들어가 하룻밤을 묵고 D씨의 시신이 있는 차량은 남겨두고 떠났다.

이후 A씨는 22일 뉴질랜드행 항공권을 편도선으로 예약했다. 다음날인 23일 오후 5시쯤 A씨는 부인과 2살·7개월 된 딸들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일가족이 모두 숨진 B씨 가족은 재혼 가정이다. A씨는 B씨가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숨진 C군은 B씨와 D씨의 자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계획 또는 우발범행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고, 범행 동기도 A씨 진술이 있어야 확신할 수 있다. 빠른 시일에 송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