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중국과 미국)는 우리나라가 고속 성장하는 과정에서 버팀목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사드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겪으면서 우리 경제의 취약성이 확인됐다. G2에만 의존해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그러한 대외적인 경제환경 변화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파트너로 주목받는 아세안의 현재와 미래상을 집중 조명했다.<편집자주>


아세안의 잠재력은 얼마나 될까. 인구기준 세계 3위, GDP(국내총생산)로는 세계 6위이며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매년 5% 이상 꾸준히 성장하는 젊은 시장이다. 이런 점 때문에 수많은 다국적기업이 아세안에 관심을 갖는다.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은 우리나라의 6대 교역대상이다. 우리나라는 아세안의 외국인직접투자(FDI)부문 6대 투자국 중 하나다. 단순히 한류 수혜지역이나 수출대상을 넘어 경제협력의 동반자로 자리 잡았음을 뜻한다.


우리 정부도 이런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2017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은 동남아를 순방하며 2020년까지 한·아세안 무역규모를 2000억달러로 현재보다 2배가량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신남방정책’을 제시했다. 그동안 중국에 매진하던 수많은 국내기업은 이 같은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머니S>는 김기준 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 본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차이나’의 대표주자인 아세안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와 이 지역의 최신 트렌드를 들어봤다.


김기준 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 본부장. /사진제공=코트라

- 아세안이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배경이 무엇인가.
▶아세안은 다양한 문화와 경제가 공존하는 6억3000명의 인구를 가진 거대시장이다. 중산층의 증가와 도시화로 탄탄한 내수시장을 갖추면서 국가별 인프라 개발과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유치가 이어졌다. 그 결과 5~6%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생산기지 역할이 강화돼 이에 주목한 해외자본이 꾸준히 유입되는 중이다.

2018년에는 국가별·지역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인프라 개발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리 기업의 관심이 필요하다. IMF(국제통화기금)의 2018년 아세안 경제성장 전망치는 5.0%로 전년의 4.8%보다 높다. 특히 베트남, 미얀마,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아세안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나.
▶생산기지를 넘어 소비시장으로 주목해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망의 확대는 아세안지역을 거대한 시장으로 키웠다. 2015년 대비 2018년까지 연평균 15% 성장할 것이며 특히 전자상거래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을 대체하는 새로운 투자진출지역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이를 입증하듯 한국의 대 아세안 수출비중은 2010년 11.4%에서 2017년 3분기까지 16.6%로 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대 중국 수출비중은 25.1%에서 23.6%로 하락했다. 또 우리 기업의 신규법인설립을 통한 투자진출에 있어서도 대 중국 진출 비중은 2010년 30%에서 2016년 21.3%로 꾸준히 하락했지만 대 아세안 진출 비중은 2010년 20.4%에서 2016년 기준 33.3%까지 올라갔다.


- 어떤 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나.
▶중고급형 소비재, 서비스산업, 인프라, 투자진출 등 4대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수출·투자진출확대 방안으로 역내 주력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참여하는 게 시급하다.

- 아세안 국가별 특성이 다른데, 주의할 점은.
▶아세안에 진출할 때는 해당 국가 외에도 주변국가, 나아가 장기적 안목으로 아세안이라는 큰 시장에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세안은 국가별로 경제발전 격차가 크다. 따라서 기업의 수출·해외진출 목적에 맞게 최적의 입지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 새롭게 재편되는 아세안 내 가치사슬에 진입해 이미 진출한 외국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일본기업이 철수한 빈자리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원하는 사례가 많다.

- 아세안시장의 달라진 트렌드를 짚어 달라.
▶아세안의 메가트랜드는 내부의 ‘통합’과 이 시장을 두고 벌어질 외부의 ‘경쟁’이다. 2015년 12월31일 아세안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정식 출범하면서 아세안의 경제통합에 탄력이 붙었다. AEC 중점 추진과제는 아세안 연결성(ASEAN Connectivity)이며 온라인·디지털혁신을 바탕으로 ‘마켓 4.0’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모바일, 인터넷 가입자가 폭증하며 SNS이용률도 크게 늘었다. 또 지리적, 경제·문화적 이해관계에 놓인 중국과 일본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일본이 주도하는 TPP에는 베트남 등 아세안 4개국이, 중국이 주도하는 RCEP는 아세안 전체가 대상이다. 인프라 개발의 주도권을 두고 중국(AIIB), 일본(ADB 등)의 경쟁이 예상된다.

-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세안지역은 우리의 성장경험을 바탕으로 1차산업부터 3차산업까지 수출 및 투자진출이 유망한 지역이다. AEC 출범 이후 지역 내 통합과 발전이 가속화돼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남방정책’을 제시한 배경이다. 결국 AEC를 통한 아세안 통합, 우리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많은 비즈니스 협력사업과 다양한 진출기회가 기대된다. 이 점을 주목해 많은 기업이 기회의 문을 두드리면 좋겠다.

2018 아세안 트렌드 10
1. 아세안 인구의 50% 이상이 30세 이하: 평균 연령 27세의 젊은 아세안 시장
2. 아세안 중산층 인구, 2030년까지 3배로 증가: 2010년 1.7억명에서 2030년까지 5억명으로 성장
3. 아세안 도시 인구, 2025년까지 2배로 증가: 2016년 2.5억명에서 2025년 5억명으로 성장
4. 생산성·경쟁력 향상 필요: 생산성은 무역투자확대·도시화·혁신기술 추구, 국제경쟁력은 글로벌 제조업 참여 확대, 중국 역할 대체 추구
5. 중규모 도시 증가: 인구 20만~200만 중규모 도시가 성장 주도(40%/GDP)
6. 인프라 수요 증대: 인프라 수요 연간 1100억 달러
7. 글로벌 이동 현상: 정보·통신을 비롯한 모든 형태의 이동 증대
8. 숙련인력 부족: 2030년 숙련인력 900만, 중급인력 1300만 명 부족 예상
9. 자원 효율성·다변화 필요: 2040년 에너지 수요 80%, 경제규모 3배, 인구 25% 증가, 자원생산성 및 다변화 필요
10. 글로벌 경제 분산화: 저성장, 디레버리징, 민간투자 부족, 고령화 직면

☞ 본 기사는 <머니S> 제520호(2017년 12월27일~2018년 1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