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좋고, 서울 출퇴근거리 가깝고, 지식정보타운 개발 계획에 집값 상승 여력도 충분하고, 뭐 이정도면 다 갖춘 것 아닌가요?”
과천역 인근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과천의 미래가치에 대해 묻자 대뜸 자랑을 늘어놨다. 거품이 낀 것 아니냐고 되물었지만 “비싼 만큼 가치를 지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의 말처럼 과천 집값은 비싸다. 이른바 ‘과천부심’(과천+자부심)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강남 못지않게 자존심도 세다. 정부의 규제 대상에 포함됐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주요 아파트단지의 재건축에 속도가 붙은 데다 올해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도 예정돼 관심이 높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과천의 자부심은 어떤 모습일까.
◆신도시 꿈꾼다… 재건축 속도
“조용하고 서울과 가까워서 거주 여건이 좋아요.” <아파트 주민 B씨>
“새 아파트가 완공되면 지금보다 더 가치가 뛸 겁니다.”
과천시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과천시민과 인근 공인중계업소 관계자는 과천의 강점은 확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처럼 복잡하고 시끄럽지 않은 데다 정부청사와 과천역 사이에 형성된 번화가와 인근 주거단지가 도보로 15분 안팎이라 ‘시티’(city)보다 ‘타운’(town)에 가까워 다른 곳과 차별성을 지닌다고 말한다.
실제로 과천시내는 단순하다. 지하철 4호선 과천역과 한 정거장 거리인 정부청사역 주변으로 아파트·주택·공공기관·회사·상가·학교·공원이 밀집됐다. 그 외 지역은 서울대공원과 서울경마공원(렛츠런파크), 관악산·청계산 자락이고 이곳에서 차로 5분 거리에는 개발을 앞둔 과천지식정보타운 부지가 전부다.
과천시는 전체 면적 35.86㎢, 2016년 기준 인구 6만7157명에 불과한 소도시로 시티보다 타운 개념에 가까운 곳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납득할 만하다.
시 전체가 신도시로 거듭날 채비를 갖춘 과천은 최근 새 아파트 공사와 재건축 추진이 한창이다. 주공1단지는 각 블록별로 터파기 공사와 토목 공사가 진행 중이고 건너편 주공4단지는 재건축조합 창립총회 개최를 축하하는 각 건설사의 축하 현수막이 단지 곳곳에 걸려 재건축 기대감에 들뜬 분위기를 대변했다. 인근 주공6·7단지도 재건축사업 진행에 속도가 붙었고 7단지 앞에는 올 7월 완공 예정인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 아파트가 위용을 드러냈다.
과천을 감싼 재건축 기대감을 대변하듯 시세도 껑충 뛰었다. 인근 D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과천역과 정부청사역 사이에 있어 도보 5분 내로 접근이 가능한 주공5단지 전용면적 103㎡는 최근 호가가 11억~12억원이다. 지난해 초 9억원 초반대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2억원이나 시세가 뛰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과천은 단지별로 재건축 진행에 속도가 붙으며 인근 아파트 시세 상승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정부 규제가 심하지만 아직 재건축 추진 초기 단계인 다른 단지도 현재 분위기를 그대로 이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과천부심, ‘지식정보타운’
장소를 옮겨 과천지식정보타운 건설부지로 향했다.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버스를 타고 세정거장을 이동해 제2경인고속도로 인근에서 내렸다. 왕복 10차선 과천대로를 달리는 차량들만 넘쳤고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흡사 서울 근교의 시골 분위기를 풍겼다.
건너편 과천지식정보타운 건설부지를 가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섰지만 워낙 사람의 보행량이 적은 곳이라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신호등 기둥에 달린 보행신호 버튼을 눌러야 건널 수 있다. 제대로 된 안내표지가 없던 탓에 보행신호가 바뀌지 않는 횡단보도 앞에서 10분가량 기다리다 경찰서에 문의전화를 걸려던 찰나, 보행신호 버튼을 발견했다.
어렵게 횡단보도를 건너 인도도 없는 좁은 차도로 진입해 갓길로 걸었다. 5분여를 걷자 대형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오가는 과천지식정보타운 건설 부지가 보였다. 주변에 보이는 거라곤 관악산과 청계산, 제2경인고속도로,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뿐이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이나 슈퍼조차 없다. 화훼농장 밀집 지역이었지만 개발 여파에 다 뜯긴 비닐하우스만 덩그러니 남았다. 손에 꼽을 만큼 보이는 낮은 빌딩은 유리창이 모조리 박살났고 몇몇 단독주택도 거주자가 없어 폐가로 방치됐다.
그냥 시골 한복판인 것 같은 과천지식정보타운이 부동산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뭘까.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과천시 갈현동·문원동 일대 135만3090㎡ 부지에 조성된다. 이곳에는 공공택지지구, 정보기술(IT) 분야 연구개발 및 제조업 관련 산업단지가 들어선다. 산업과 주거가 복합된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과천 지역의 자족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계획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시장의 관심이 쏠렸지만 현재 모습으로는 미래를 예측하긴 쉽지 않았다. 다만 신설 예정인 4호선 지식정보타운역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위례과천선 연결 등 교통망 확충 계획은 주목할 만하다. 또 지식정보타운의 민간분양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인근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여 높은 청약 경쟁률이 전망되는 만큼 과천의 자부심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4호(2018년 1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