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는 대내외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근원적인 쇄신만이 소중한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합니다. 기업의 존립이 위협받는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노사가 인식을 함께해야만 한다는 것을 재차 말씀드립니다.”
윤갑한 현대자동차 전 울산공장장(사장)은 지난달 26일 퇴임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퇴임사는 일반적으로 감사인사와 격려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울산공장 최일선에서 현장을 진두지휘하던 윤 사장이 떠나는 순간까지 쓴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우리나라 완성차업계의 노사갈등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쉽게 나아지진 않는다. 지난해 극심한 노사갈등 속에 휘청였던 완성차업계는 올해 더 큰 갈등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 현대차, 노조 달래기 기조 폐기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을 시작한 지난해부터 최종타결한 지난 1월까지 총 24회 파업을 벌였다. 회사 측이 집계한 생산차질은 8만9000여대, 이로 인한 매출 손실은 1조8000억원 수준이다.
노조는 임금과 관계없는 문제에 대해서도 실력행사를 이어갔다. 임금협상이 아니라 코나 생산에 따른 라인 전환배치에 반발해 파업하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노조를 설립한 이후 4차례를 제외하고는 매년 파업을 벌였다. 총 451회에 걸친 파업에서 발생한 누적 생산 차질만 152만대에 달한다.
매년 반복되는 파업이지만 올해 현대차의 대응은 상당히 달랐다. 업계에선 현대차 노사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임단협을 타결한 것이 사측에서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실제로 올 초까지 진행된 현대차 임단협을 보면 지난해 12월20일 합의한 1차 합의와 최종 타결된 2차안의 차이는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이다. 이 사이에 노조는 4차례나 파업했다. 업계에선 ‘20만원 상품권 받자고 파업했냐’는 비아냥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급성장하는 동안 사측은 한 대라도 더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파업을 막기 위해 ‘노조 달래기’로 일관하며 결국 한발씩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해는 다소 달랐다”며 “‘노조 파업 이후 임금인상’이라는 옛 방식이 이어지긴 했지만 올해는 실적쇼크가 반영되면서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면 더욱 첨예한 노사갈등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임금 논쟁 피할 수 없는 기아차
큰형격인 현대차보다 더욱 위태로운 것은 기아차와 한국지엠이다. 기아차 임단협은 통상 현대차에 비해 조용하게 진행된다. 임단협이 시작되면 노사는 협상에 돌입하고 노조는 이 과정에서 수차례 파업을 진행하지만 결국 현대차가 임단협을 마치면 양사의 임금 총액을 똑같이 맞춰 최종타결하는 게 관례가 돼버렸다. 지난해 임단협 역시 마찬가지 양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 국면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가 지난해 있었던 통상임금소송 1심판결에서 패배하면서다.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소한 현대차와는 임금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만약 현대차와 기아차가 같은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한다면 정기상여 등을 통상임금으로 보는 기아차 근로자의 임금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비단 노사관계 문제가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가 이를 가만히 두고 볼리 없다. 현대차는 2015년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리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 노사는 그간 통상임금에 대해 다투면서도 매년 해결책을 찾지 못해 미뤄왔지만 올해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예년보다 더욱 첨예한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아차 통상임금 패소 여파가 사내협력업체까지 번지고 있다. 법원은 최근 기아차 사내협력업체 근로자 102명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 줬다. 협력사들은 “신의성실원칙에 위배된다”고 맞섰지만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조기 임단협 돌입하는 한국지엠
한국지엠은 5개사 중 가장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노사는 지난해 판매량 급감 속에서 끊임없는 철수설에 시달렸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임금교섭도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서야 타결했다. 업계에선 한국지엠의 지속적인 판매부진과 노사 협력 아래 승승장구하는 르노삼성‧쌍용차의 상황을 비교하며 노사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만이 한국지엠이 부진을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본다.
한국지엠은 올 초 타결한 지난해 임금교섭에서 노사 갈등의 원인이 된 생산물량과 고용‧임금보장 등의 내용을 제외했다. 노사는 이런 갈등사안을 ‘미래발전전망’이라는 이름으로 잠정합의안에 묶어두고 올해 조기 임단협에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임금과 관계없는 문제에 대해서도 실력행사를 이어갔다. 임금협상이 아니라 코나 생산에 따른 라인 전환배치에 반발해 파업하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노조를 설립한 이후 4차례를 제외하고는 매년 파업을 벌였다. 총 451회에 걸친 파업에서 발생한 누적 생산 차질만 152만대에 달한다.
매년 반복되는 파업이지만 올해 현대차의 대응은 상당히 달랐다. 업계에선 현대차 노사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임단협을 타결한 것이 사측에서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실제로 올 초까지 진행된 현대차 임단협을 보면 지난해 12월20일 합의한 1차 합의와 최종 타결된 2차안의 차이는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이다. 이 사이에 노조는 4차례나 파업했다. 업계에선 ‘20만원 상품권 받자고 파업했냐’는 비아냥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급성장하는 동안 사측은 한 대라도 더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파업을 막기 위해 ‘노조 달래기’로 일관하며 결국 한발씩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해는 다소 달랐다”며 “‘노조 파업 이후 임금인상’이라는 옛 방식이 이어지긴 했지만 올해는 실적쇼크가 반영되면서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면 더욱 첨예한 노사갈등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임금 논쟁 피할 수 없는 기아차
큰형격인 현대차보다 더욱 위태로운 것은 기아차와 한국지엠이다. 기아차 임단협은 통상 현대차에 비해 조용하게 진행된다. 임단협이 시작되면 노사는 협상에 돌입하고 노조는 이 과정에서 수차례 파업을 진행하지만 결국 현대차가 임단협을 마치면 양사의 임금 총액을 똑같이 맞춰 최종타결하는 게 관례가 돼버렸다. 지난해 임단협 역시 마찬가지 양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 국면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가 지난해 있었던 통상임금소송 1심판결에서 패배하면서다.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소한 현대차와는 임금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만약 현대차와 기아차가 같은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한다면 정기상여 등을 통상임금으로 보는 기아차 근로자의 임금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비단 노사관계 문제가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가 이를 가만히 두고 볼리 없다. 현대차는 2015년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리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 노사는 그간 통상임금에 대해 다투면서도 매년 해결책을 찾지 못해 미뤄왔지만 올해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예년보다 더욱 첨예한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아차 통상임금 패소 여파가 사내협력업체까지 번지고 있다. 법원은 최근 기아차 사내협력업체 근로자 102명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 줬다. 협력사들은 “신의성실원칙에 위배된다”고 맞섰지만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조기 임단협 돌입하는 한국지엠
한국지엠은 5개사 중 가장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노사는 지난해 판매량 급감 속에서 끊임없는 철수설에 시달렸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임금교섭도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서야 타결했다. 업계에선 한국지엠의 지속적인 판매부진과 노사 협력 아래 승승장구하는 르노삼성‧쌍용차의 상황을 비교하며 노사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만이 한국지엠이 부진을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본다.
한국지엠은 올 초 타결한 지난해 임금교섭에서 노사 갈등의 원인이 된 생산물량과 고용‧임금보장 등의 내용을 제외했다. 노사는 이런 갈등사안을 ‘미래발전전망’이라는 이름으로 잠정합의안에 묶어두고 올해 조기 임단협에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은 지난 7일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을 시작했다. 한국지엠 노사 협상이 명절 전에 열린 것은 창사이래 처음이다. 다만 올해 임단협이 순항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노조가 임단협 타결내용으로 생산물량 배정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측은 생산물량 배정이 노사 임단협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생산물량 배정을 위해서는 한국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비용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선행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은 노사갈등은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니라 잇따른 철수설과 본사와의 불합리한 이익분배 논란 등으로 신뢰가 사라진 것에서 기인한다”며 “노사 모두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하지 않으면 갈등이 극한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설합본호(제526호·제52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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