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석 음악감독이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폭로글과 관련해 사과의 글을 올렸다. 
변희석. /사진=변희석 음악감독 SNS

변희석은 지난 19일 개인 SNS에 "어제 디시인사이드에서 올라왔던 글과 관련해 제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이 글을 올린다"며 장문의 사과글을 게재했다.
먼저 변희석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서 '음악감독 변희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회자된 것에 대해 자신이 남긴 게 아닌 사칭글이라고 부정했다. 이어 그는 "이 모든 것은 다 제 잘못"이라며 "제가 지금 적어가는 이 글마저도 사과문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부끄러운 부분이 많지만, 제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는 마음으로 온라인에 올리게 됐다"고 장문의 사과글을 게재하는 경위를 밝혔다.

그는 "어제(18일) 저녁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올라왔다는 '미투(METOO) 변희석 음악감독'이라는 글을 봤고, 사례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며 그간 제 언행 때문에 원 글쓴이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느꼈던 감정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너무 부끄럽지만 저라는 사람을 어쩌면 처음으로 제대로 바라본 순간인 것 같다"며 사과했다.

또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저는 원 글쓴이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연락을 취해 사죄드리는 과정 중에 있지만, 심려를 끼쳐드린 많은 분들 앞에서도 제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말로도 제가 한 행동들을 합리화할 수 없고, 원 글쓴이께서 받은 상처와 모욕감에 대한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 저는 말 한마디, 한 마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제가 느끼는 대로, 제가 편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습관처럼 이야기하고 행동했다. 그건 명백히 제 잘못된 말버릇, 행동의 습관이었다"고 적었다.


더불어 "원 글쓴이를 비롯해 저와 함께 작업했던 많은 분들이 받은 고통을, 이런 계기가 아니었다면 차마 진심으로 느낄 수도 이해하지도 못했을 것 같다"며 "머릿속에 '연주의 퀄리티, 공연의 퀄리티'를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명목만 앞세워, 함께 작업하는 연주자들, 배우들, 또 다른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고,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말하고 행동했다"고 시인했다.

특히 그는 "저는 여성으로서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발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정도로 무지했다. 다른 동료들이 존중하고 존경하는 동료 배우에 대해 함부로 성적인 농담을 해 듣는 모든 이들에게 극도의 불쾌감을 줬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에 함께하는 배우, 연주자 중 특정 이를 지목해 개인적으로 해야 할 노트 사항들을, 또 다른 부적절한 언행들로 하기도 했다"며 "이렇게 적으면서 더욱 통감하는 것은 너무도 수치스럽지만, 저는 스스로 음악에 대한 얘기를 한다고 했지만 사실 그것은 원 글쓴이를 포함해 듣는 모든 사람들을 인격적으로 모욕하고 있는 행위였다"고 인정했다.

변희석은 한번 더 "그것을 모욕이라고 깊이 인지하지 못했던, 혹은 더 깊이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은 제 크나큰 부족함이며 잘못"이라며 "제 언행을 돌아보면, 단순히 제 성격이 예민하다 혹은 이 음악의 세계는 원래 이렇다는 말로 변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대함에 있어 음악 감독과 배우 혹은 음악 감독과 연주자라는 관계 전에 '한 인격이 한 인격을 만나 관계하고 작업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제가 갖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뒤이어 그는 "근래에 '미투' 운동 및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보고도, 제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했던 것은 다 제가 부족하고 어리석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에서야, 이 순간에서야 그간의 잘못을 돌아보고 뉘우치게 된 게 부끄럽다"고 했다. 끝으로 "하지만 이렇게 글로나마 사죄의 말씀을 올리는 게, 뮤지컬 계를 또 저 개인을 지켜보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이 든다. 다시 한번 원 글쓴이분께 또 저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께, 또한 이 상황에서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께도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미투 변희석 음악감독'이라는 제목으로 변 감독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자신을 변 감독이 이끈 한 뮤지컬 오케스트라 팀 단원의 친구라고 밝히며 "변씨가 얼마나 더러운 말과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음담패설을 하는지, 그리고 공연 때마다 뱉어내는 그 말들을 어쩔 수 없이 듣고 있어야 했던 팀원들의 몇몇 사례를 적어본다"고 전했다.
한편 변 감독은 뮤지컬 타이타닉, ‘시라노’,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로기수’, ‘벽을 뚫는 남자’, ‘신과함께 저승편’ 등에서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