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새벽 1시59분 보물 1호인 흥인지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사진=서울 종로소방서 제공

보물 제1호 흥인지문(동대문)의 방화범은 흥인지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에 의해 제압된 것으로 밝혀졌다.    
소방당국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9일 새벽 1시59분 시민 제보로 112 상황실에서 연락을 받은 흥인지문 문화재 안전 경비원은 현장에서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고 불을 낸 정모씨(44)를 붙잡았다. 정씨가 검거된 장소는 흥인지문 외벽 넘어 위치한 누각 내부였다.

문화재청은 2008년 숭례문 화재 이후 주요 문화재에 경비 인력을 배치해왔다.


당시 흥인지문에서 경비를 담당하는 문화재청 요원은 총 3명으로 1명은 사무실에서, 2명은 외부 순찰을 돌고 있었다. 흥인지문에 배치된 안전 경비원은 총 12명으로 3명이 한 조를 꾸려 3교대로 순찰을 담당한다.

다만 안전 경비원들은 피의자가 흥인지문 철제 울타리를 넘어가는 모습은 포착하지 못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피의자가 순찰 시간을 피해 침입한 것으로 파악한다"며 "'누군가 흥인지문 담벼락을 넘고 있다'는 시민의 112 신고로 이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방화 용의자는 흥인지문 성벽에 설치된 철제 펜스(울타리)를 넘어가 내부에 침입해 그 안에 있는 담벼락도 뛰어 넘어 올라간 것으로 문화재청은 파악하고 있다.


화재 당시 화재경보기 등 안전장치는 작동하지 않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불꽃 감지기가 작동할만큼 온도가 올라가지 않았다"며 "연기 감지기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더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9일 정씨를 방화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는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다"며 "자세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