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기세좋게 달리던 주식시장이 금리에 발목을 잡혔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가 3%까지 오르면서 주식투자의 매력을 떨어뜨린 것이다. 널뛰는 주식시장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모두 처분하고 현금을 보유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진다. 과연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야 할까.
저명한 투자가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가와 경제 간의 관계를 ‘산책 나간 개와 주인’으로 비유했다. 특정 시점에서 개(주가)가 어디로 갈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결국 목줄을 쥐고 있는 주인(경제)에게 돌아온다는 의미다.
◆장단기 금리로 경기수준 판단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변동할 때는 주가수준과 경기수준을 주시해야 한다. 굉장히 어려운 문제지만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주범은 ‘금리’다. 세상에 무수히 많은 채권이 있는데 여기서 파생된 금리 역시 발행주체와 만기 등에 따라 다양하게 존재한다.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금리는 국채금리다. 그 중에서도 만기가 10년, 2년인 국채의 금리를 살펴보자.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미래경기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라면 시장 참여자들이 장기적으로 예측하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성장률이 3%라는 의미다. 최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상승한 이면에는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현상이 반영됐다. 장기적으로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로 주식시장에 악재라고 할 수는 없다.
모든 금융거래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도 눈여겨보자.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물가와 고용안정을 우선적인 기준으로 삼는다. 현재 물가와 고용 상태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 또는 동결하는 것이다.
2년 만기 국채금리는 경기보다 연준이 결정한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책금리를 대변하는 금리라고 할 수 있다. 최근 1년간 2년 만기 국채금리는 1.2% 수준에서 2.2% 수준까지 1%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경기의 영향보다 해당기간 동안 연준에서 수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일반인들은 기준금리의 영향력을 크게 체감한다. 주로 은행에서 판매되는 예금 또는 대출 금리가 대부분 만기 1년 이내의 단기이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해당 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는 주택, 자동차 등을 구입하거나 공장을 세우는 등 투자 계획을 세울 때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기 때문에 투자금을 조달하는 대가인 조달금리에도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경기를 나타내는 장기금리와 조달금리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 경기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에 따른 장기기대수익률(장기금리)이 투자에 소요되는 비용(단기금리)보다 크다면 그만큼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 국가 경제성장도 기여할 수 있다.
지금처럼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을 때 경기상태는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확장국면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장기기대수익률(장기금리)이 투자에 소요되는 비용(단기금리)보다 낮을 경우 경제성장 둔화를 예측할 수 있다. 투자 유인책이 사라지면서 가계와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그 영향으로 경제성장률 하락을 점칠 수 있다.
만약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를 역전할 경우 국가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거나 역성장하는 수축국면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위험자산 정리는 시기상조
이처럼 장단기금리차는 경기를 판단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정리할 때 장단기금리차를 활용할 수 있다. 지금은 위험자산을 정리할 때는 아니다. 현재 미국의 장단기금리차는 0.7%내외로 유지되거나 확대되고 있어서다. 여전히 경기가 확장국면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많은 만큼 위험자산을 매도할 때는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주식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주식 중에선 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성을 꾀는 코스닥시장의 비중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 코스피 상장 주식도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미국 트럼프정부의 보호무역 정책, 예년 대비 낮은 원/달러 환율, 중국A주의 MSCI 지수 편입에 따른 수급적인 이슈 등을 고려할 때 리스크가 존재한다.
아울러 주가연계증권(ELS)에 관심을 기울여 보자. 특히 주가가 일정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제공하는 스텝다운형 구조의 ELS는 기대수익률이 높다. 현재 장단기금리차를 고려했을 때 주가는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 ELS상품을 선택할 때는 쿠폰(수익률)이 높은 것보다 손실 발생 가능성이 낮은 상품 위주로 선택한다면 원금손실 리스크를 줄일 것이다.
이 밖에 미국 뱅크론을 살펴보자. 선순위 담보부 채권이라는 의미에서 시니어론으로 불리는 뱅크론은 변동금리로 발행된 채권이기 때문에 지금 같은 금리상승기에 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뱅크론 투자 시 대상 기업이 신용등급 BBB- 미만의 하이일드 등급 기업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경기가 수축국면으로 진입할 경우 부도율 상승에 따른 신용스프레드 확대로 자칫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볼 수 있어서다.
지금은 신용스프레드 확대가 제한적이며 변동금리(주로 3개월 리보금리)인 만큼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이자수익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따라서 정기예금 금리에 플러스 알파 수익률(연3% 내외)을 추구하는 보수적 투자자들은 미국 뱅크론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2호(2018년 3월21~3월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