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이 미세먼지를 호흡기 질환을 야기하는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최근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 내용을 보면 위험성이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외 연구소·병원은 미세먼지가 우울감·자살충동, 치매, 골다공증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자살위험 최대 4배↑= 사람이 대기오염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 자살 위험이 높아지는데 미세먼지가 이런 위험성을 최대 4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민경복 교수 연구팀이 최근 미세먼지와 자살 위험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논문에서 나왔다.
연구팀은 국내 성인 26만5749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자살의 연관성을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기오염 지리정보를 기반으로 조사 대상자의 거주 지역별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 대기오염물질 누적 노출 값을 추정한 후 오염 물질별 농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구분, 자살 발생 위험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11년간 미세먼지(PM10)에 많이 노출된 그룹의 자살위험이 가장 적게 노출된 그룹보다 4.03배 높게 나왔다. PM10은 미세먼지 입자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민 교수는 “미세먼지가 체내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사이토킨 단백질을 활성화하고, 이것이 전신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로 이어져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를 줄인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요인이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자살 시도로 이어질 위험성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치매 위험성 12%↑= 미세먼지는 치매 인구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중보건팀이 성인 660만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차 운행이 많은 주도로에서 50m 미만 거리에 위치한 집에 거주할 경우 200m 이상인 경우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12% 더 높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치매 증상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미세먼지를 주목했다. 특히 지름이 0.2㎛ 미만인 극미세입자가 문제였다. 극미세입자는 초미세입자 가운데서도 작은 입자를 뜻한다. 이 입자는 폐를 통해 세포에 침투한 후 다른 세포로 확산돼 사이토카인 분비 등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혈관을 따라서 뇌까지 들어간 사이토카인은 뇌에서 비슷한 작용을 하면서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골절 입원율 4.1%↑= 미세먼지는 골밀도를 감소시켜 골절 위험도 높인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 안드레아 바카렐리 교수팀은 미국 노인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에 등록된 65세 이상 중부-동북부 지역 가입자 920만명을 대상으로 7년간 조사한 결과 연간 초미세먼지 밀도가 높은 지역의 골절 입원율이 낮은 지역보다 높게 나왔다. 연구진은 “PM2.5 이하인 초미세먼지가 늘면 골밀도 저하 및 골절 위험이 매우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초미세먼지가 1 IQR(interquartile range: 4분위수 범위) 증가할 때마다 골절로 인한 입원율은 4.1%씩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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