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사진=뉴시스/AP

최대 1조6000억원. 하이트진로가 50년간 소주를 수출하면서 벌어들인 금액과 지난해 KT&G가 달성한 사상 최대 연간 수출액을 뛰어넘는 수치다. 바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방탄소년단이 지닌 잠재적 경제가치다.
이는 당장 빅히트엔터를 상장했을 때 시가총액 전망치다. 음악, 캐릭터, 이미지, 게임, 광고 등 시장과 산업에 미치는 전후방연관효과는 그 크기를 쉽게 가늠키 어렵다. 일례로 방탄소년단이 광고모델로 활동중인 KB국민은행의 경우 유튜브 구독자 수가 올 3월 8000명에서 5월31일 2만6000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강렬한 팬덤이 형성돼 오랜 시간 인기를 구가할 것이다”며 “케이팝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일주일 만에 200억원 벌어들인 BTS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는 지난해 924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로 꼽히는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적은 수치다.

하지만 방탄소년단과 빅히트엔터의 저력과 성장 가능성은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빅히트엔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25억원, 당기순이익은 246억원이다. 영업이익을 놓고 보면 에스엠(207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319억원), JYP엔터테인먼트(138억원)보다 높다.


홍대 라인프렌즈 매장에서 BT21 굿즈를 구매하는 사람들. /사진=임한별 기자

지난 4월18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3집앨범은 방탄소년단이 경제에 미치는 힘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같은 달 24일까지 일주일 남짓 진행된 예약판매는 국내에서만 144만9287장 팔렸다. 전작 105만장보다 40만장 가까이 더 팔린 셈이다. 음반 1장을 1만5000원으로 단순계산해도 217억3930만원에 달한다.
라인프렌즈와 방탄소년단이 협업해 제작한 캐릭터 ‘BT21’도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한다. 홍대입구, 이태원 등에 마련된 라인프렌즈 스토어는 BT21 굿즈를 구매하려는 인파로 연일 장사진을 이룬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당시 연일 매진을 기록하는 바람에 하루 600명만 구매할 수 있었다”며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3월부터 4월 말까지 두달간 판매를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했는데 반응이 더 뜨거워졌다”고 밝혔다.

L7 홍대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의 경우 BT21 판매가 재개된 4월28일에는 하루 8000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기록도 세웠다.

여기에 중고거래를 포함하면 방탄소년단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 온라인 중고거래 장터에서는 ‘방탄소년단 공방 포카’(공개방송 포토카드) 2장이 8만원에 거래되고 LG전자의 스마트폰 G7 사은품으로 증정된 ‘BTS팩’은 4만3000원에 팔리는 등 BTS 관련 아이템은 적지 않은 금액에 거래된다. 매물은 5월29~30일 이틀간 538개나 올라왔다.

증권가에서도 방탄소년단은 블루칩이다. 지난 4월 게임업체 넷마블은 빅히트엔터의 지분 25.71%를 2014억원에 인수했다. 이 거래에 따르면 시장은 방탄소년단의 경제적가치를 8000억~1조원으로 추산하는 셈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방탄소년단의 3집 성적에 따라 1조원을 훌쩍 뛰어넘어 최대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가치를 지닐 것으로 전망한다. 빅히트엔터가 상장할 경우 엔터테인먼트 대장주인 에스엠(31일 종가 기준 시총 9464억원)을 가뿐하게 뛰어넘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빅히트엔터의 올해 실적은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인 주가수익비율(PER) 30배를 적용할 경우 적정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이며 40배를 적용하면 1조6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빅히트엔터, ‘의미있는 IPO’ 준비 끝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기업 사이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특히 빅히트엔터의 2대주주인 넷마블은 연일 함박웃음이다. 넷마블은 지난 4월4일 빅히트엔터의 지분을 2014억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게임·음악시장에서 각각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넷마블과 빅히트가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한 투자”라며 지분 취득 배경을 설명했다.

전세계 게임과 음악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구축한 두 회사가 손을 잡게 된 데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방시혁 빅히트엔터 대표의 긴밀한 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방 의장과 방 대표는 친인척 관계다. 일각에서는 사촌관계라고 추정했지만 본인들은 “사촌이라기보다 친인척이라 보는 편이 정확하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현재 방탄소년단의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IP)을 활용한 게임을 개발 중이다. 가칭 ‘BTS월드’로 플레이어가 방탄소년단의 매니저가 돼 이들을 육성하는 것이 ‘실사형 시네마틱게임’이다. BTS월드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1만장 이상의 사진과 100개 이상의 영상클립을 수록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도 방탄소년단의 고공행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통해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10일만에 1억7000만뷰를 기록했다. ‘좋아요’ 수는 160억건에 달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이 인기가 많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며 “트래픽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역대급’ 성공에 시선은 자연스럽게 빅히트엔터의 기업공개(IPO)에 쏠린다. 증권사들은 빅히트엔터의 IPO 주관사가 되기 위한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직접 학동역 인근에 위치한 빅히트 본사에 찾아가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시혁 대표는 지난해 말 “의미있는 기업공개를 하고 싶다”고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선임했다. 사실상 모든 준비가 끝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빅히트엔터의 IPO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본다. 정철진 경제평론가는 “투자자들은 기본에 집중하는 방탄소년단의 모습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무한대의 성장 가능성이 예상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방시혁 대표가 IPO를 준비하고 있다”며 “방 대표가 빅히트엔터의 주주들과 해당 내용을 논의 중이다”고 보도해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자아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3호(2018년 6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