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마트폰의 위상이 흔들린다. 애플의 질주와 중화권업체의 추격에 시장이 송두리째 넘어갈 것이라는 위기론이 업계 안팎에서 힘을 얻는다. 하지만 이에 대응하는 혁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중화권업체를 중심으로 해외 스마트폰은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일컬어지던 한국시장 공략 채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화웨이와 샤오미는 각각 ‘노바 라이트2’와 ‘홍미노트5’를 내세워 한국시장 공략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이들이 내세우는 가장 큰 무기는 ‘가성비’다. 20만~30만원대의 가격에 어울리지 않는 성능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연다는 복안이다.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예전과 다르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박모씨(37)는 “최근 최고급 사양의 스마트폰이 100만원에 육박하는데 중국산 휴대폰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천정부지로 치솟은 단말기 가격이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쏟아지는 중국산 스마트폰 공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어떤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을까.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다작’(多作)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갤럭시S9·S9플러스, 갤럭시A8, 갤럭시온7 프라임 등 총 9종의 신규 모델을 출시했다. 지난해를 통틀어 11종의 모델을 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유난히 많은 모델을 출시한 셈이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지난해 총 10종의 모델을 출시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총 9종의 신규 기종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 것은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데 기인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말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5%가량 감소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15년만에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전체적인 파이가 줄어드는 와중에 중국업체가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며 “인도, 중국시장을 집어삼킨 중화권 업체가 한국시장마저 넘보는 추세라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중저가 라인업을 크게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전략에서는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적극적이다. LG전자는 G7부터 모든 스마트폰에 ‘씽큐’라는 명칭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는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플랫폼 ‘딥씽큐’와 연동되는 스마트폰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주력사업인 백색가전과 스마트폰을 연동하면서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전략이다.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CES 2018에서 LG전자는 전체 부스면적의 3분의1을 씽큐존으로 구성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기어’라는 명칭의 주변기기와 스마트폰을 연동하는 방식을 취한다. ▲스마트워치(기어S3) ▲무선이어폰(기어아이콘X) ▲웹캠(기어360) ▲VR기기(기어VR) ▲피트니스 웨어러블기기(기어핏) 등 각종 주변기기를 선보이며 차별화를 모색했다. 최근에는 ‘기어’라는 명칭을 버리고 인지도가 높은 ‘갤럭시’ 브랜드를 적극 활용해 웨어러블 시장에서 활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차기 스마트워치 제품으로 추정되는 상표를 기어S4가 아닌 갤럭시워치로 등록했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스마트폰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만큼 스마트폰과 주변기기의 결합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것도 방안”이라며 “어떻게 주변기기를 구입하도록 만들 것인지가 전략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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