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일일 최대전력수요는 지난 12일 이후 8000만㎾를 넘긴 이후 매일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급기야 23일 오후 4~5시 기준 9074만㎾로 뛰어올랐다. 예비력은 760만kW, 전력예비율은 8.4%로 내려앉았다.
이는 정부의 예상을 뛰어 넘는 수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초 이번주 최대전력수요가 8830만㎾ 수준까지 상승하지만 전력 예비력 1000만㎾ 이상, 전력예비율 11% 이상을 유지해 전력수급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앞으로 폭염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뜨거운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으로 현재 한반도 상공엔 ‘열돔’이 형성된 상태다. 통상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가 가장 더운 기간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한달 넘게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전력사용량은 큰 폭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에어컨을 비롯한 냉방기기의 신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최대전력수요가 정부의 예상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일단 한국수력원자력의 한빛 1호기와 한울 1호기의 정비를 당초 예정인 다음달 13일, 15일 시작에서 18일, 29일 시작로 각각 늦춘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를 통해 다음달 중순까지 총 500만㎾ 규모의 추가 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부는 위험성이 큰 원전대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늘리기로 정하고 탈원전을 선언했다. 이후 노후 원전은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신규 원전 설립을 중단하는 등 관련 조치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예기치 못한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자 블랙아웃에 대비하겠다면서 다시 원전에 기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인 지난 2월6일 8824만㎾에서 23일 5시 기준 9075㎾까지 251㎾ 뛰어올랐는데 이는 원전 2기의 발전 분량에 해당한다”며 “예비력도 760만kW까지 떨어졌는데 500만kW로 내려 앉으면 비상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탈원전의 전제는 원전 없이도 전력공급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예년처럼 전기절약 캠페인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전력소비에 대해 정부가 손을 놓은 끔찍한 상황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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