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3000만 시대를 앞두고 우리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국내에 풀려야 할 돈이 해외로 새면서 내수시장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 <머니S>는 해외여행 3000만 시대의 이면을 조명하는 한편 우리국민이 국내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는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나아가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여행 활성화 방안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매년 급증하는 출국자수
해외여행객수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출국자수는 2005년 1008만명으로 처음 1000만명을 돌파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949만명)을 제외하고 매년 1000만명대를 유지했다.
2010년대 중반 들어서는 증가율이 두자리수로 대폭 늘었다. 2014년 1608만명에서 2015년 1931만명으로 20.1% 늘었고 2016년 2238만명으로 15.9% 증가하며 해외여행 ‘2000만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출국자수도 2649만명으로 전년 대비 18.4%나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된다. 올 상반기 누적 출국자수는 1431만명이다. 통상적으로 휴가가 집중되는 7~8월과 12월 출국자수가 다른 달보다 많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 출국자수는 3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여행 2000만 시대에 진입한 지 2년 만에 ‘3000만 시대’를 여는 셈이다.
반면 국내여행은 사실상 정체상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국민여행실태조사에 따르면 내국인의 국내관광 증가율은 2014년 -0.1%, 2015년 1.7%, 2016년 1.8% 등으로 상승폭이 미미하다. 해외여행 증가율이 두자릿수로 빠르게 높아지는 것과는 뚜렷하게 대비된다.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수도 내국인 출국자의 반토막 수준이다. 올 상반기 누적 입국자수는 721만명이며 지난해 전체 입국자수도 1333만명으로 출국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처럼 해외로 나가는 우리 국민의 수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반면 내국인과 외국인의 국내여행은 줄어들면서 관광수지도 최악으로 치닫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관광수입은 133억2370만달러로 전년보다 22.5% 감소했다.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는 137억4920만달러로 우리돈 15조5805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보다 111.9% 늘어난 것으로 2001년 이후 17년째 적자에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물론 이는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조치로 국내 관광시장의 ‘큰 손’인 유커(중국인관광객)의 유입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해외로 빠져나가는 우리 국민의 수가 사상 최대에 달했던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기업, 국내관광 활성화 지원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사용하는 돈도 늘고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국내소비 증가율이 1~2%대에 그친 반면 해외소비는 연평균 11.7%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국외소비지출은 총 31조9370억원으로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내수진작을 위해 국내관광 활성화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정부는 7월부터 시행한 근로시간 단축이 내수관광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노동시간이 주 52시간으로 단축될 경우 가장 하고 싶은 일 1위가 관광·여행이라는 통계청 조사에 근거한 판단이다.
근로자의 국내여행 경비도 지원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기업과 정부가 근로자의 국내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국내여행을 전제로 근로자가 20만원, 기업이 10만원의 적립금을 조성하면 정부가 10만원을 추가 지원해 총 40만원의 여행경비를 근로자가 사용할 수 있다. 올해 휴가지원 대상 규모는 총 2만명인데 신청기간 동안 5배가 넘는 10만4506명이 지원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이에 정부는 내년에는 10만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민간 기업들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국내관광 활성화를 적극 유도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하계휴가철을 맞아 지난 7월19일 회원사를 대상으로 내수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임직원 여름휴가 국내여행 독려 ▲하계 세미나, 교육연수 등 기업 회의·행사의 국내 주요 관광지 시행 ▲인센티브 성격 해외연수 프로그램 국내 전환 등을 제안했다.
유환익 전령련 혁신성장실장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위축된 내수시장의 활력 회복을 위해서라도 많은 회원사가 국내관광 활성화에 힘을 보탰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국내 관광수요가 5% 늘어날 때 발생하는 내수 파급효과는 1조2000억원에 이르며 10%가 증가할 경우 2조5000억원 이상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1호(2018년8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