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LCC)시장에서 업계 1위 제주항공과 양강 구도를 만들었던 진에어가 국토교통부 제재로 발목 잡혔다. 제재에 따라 신규 노선 및 기재 도입이 불가능해진 진에어 입장에서는 미래성장동력을 잃은 셈이다. 항공업계는 국내 LCC시장이 재편될 수 있을지에 촉각을 세운다.
◆빅2 유지냐 빅3 재편이냐
국내 LCC는 제주항공, 진에어로 구성된 빅2 체제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제주항공이 59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4% 증가했고 진에어는 50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상반기 5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저가 항공사는 이들 뿐이다.
제주항공, 진에어 양강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항공사는 대구공항을 지방거점으로 삼고 급성장하면서 최근 상장에 성공한 티웨이항공이다.
업계 3위인 티웨이항공은 전년 대비 40% 늘어난 3662억원의 상반기 매출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진에어와 비교하면 매출 격차가 있지만 최근 상승세가 무섭다. 티웨이항공은 올 1분기 매출액 20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4%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 22.6%라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유가·환율·비수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영업이익률이 1%대에 머물렀지만 3분기가 본격적인 항공 성수기인 만큼 한번 더 큰 폭의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8월1일 국내 LCC 중 3번째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를 통해 얻은 자본력을 발판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일본, 동남아 등 신규 노선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올해 총 4대의 신규 기재를 도입해 외형성장도 지속할 방침이다. 오는 2021년까지는 보잉 737 MAX 8을 10대 이상 도입해 장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한 LCC로 변신을 모색한다.
◆3분기 실적으로 판가름
상장으로 날개를 단 티웨이항공과 제재로 발목이 잡힌 진에어. 올해 두 항공사의 격차가 어느 정도 좁혀질지 여부는 3분기 실적을 통해 어느 정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국토부의 진에어 제재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큰 틀에서는 국토부 제재가 진에어의 매출에 타격을 준다는 관측과 생각보다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 등 2가지로 나뉜다.
진에어는 2분기 항공 비수기 시즌에도 업계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3분기는 항공 성수기다. 이미 기존 인기 노선을 충분히 확보해 둔 진에어 입장에서는 신규 노선, 기재 도입이 당분간 연기된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부 제재가 진에어의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이미 진에어는 주요 인기 노선을 모두 갖추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항공과의 격차가 좀 더 벌어지는 상황은 나타날 수 있겠으나 티웨이항공이 진에어를 추월하기는 사실상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와 반대로 3분기 타격을 우려하는 이유는 지난 7월로 예정됐던 진에어의 신규 기재 2대 도입 불발과 부정기편 다낭(베트남), 후쿠오카(일본) 인가 불허 등이 꼽힌다. 박상모 진에어 노조위원장은 국토부 제재 이후 “3분기부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장 국토부 제재가 큰 영향을 주지 않을지 몰라도 제재가 상당 기간 지속된다면 타격이 없을 수 없다”며 “항공사들이 매출 증대를 위해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