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주제로 보험회사 CEO 조찬 간담회가 열린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앞에서 보암모(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가 보험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규탄 집회를 갖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암보험금 지급을 두고 보험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보암모(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가 이번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겨냥했다.
보암모는 7일 은행회관 1층에서 금융감독원과 보험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날은 윤석헌 금감원장이 보험사 CEO들과 조찬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보암모 회원 수십여명은 이날 "암 입원일당 지급", "보험 약관 제재하지 않는 금감원은 직무유기", "보험적폐 청산" 등을 외쳤다.


이들은 암보험금 부지급에 대한 보험사의 위법과 부당한 업무행위가 암환자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있는데도 금감원이 제대로 된 검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보암모는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매주 화요일 10번의 집회를 열어 당국의 부적절한 대응을 규탄해왔다. 
보암모 추정 현재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1000여건이 넘는다. 결국 암환자들이 현재의 암보험 약관이 불합리하다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당국과 보험사,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

현재 암환자들은 암에 걸리면 보험금을 받지만 암에 의한 요양병원 입원 시에는 입원비를 지급받지 못한다. 이는 보험사 약관에 '암의 직접치료 시'에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문구 때문이다.


하지만 보암모는 보험사가 2014년 약관 문구를 '암 치료를 직접목적으로 할 시'에서 현재 암의 직접적인 치료 목적 시'로 바꿨다며 꼼수를 썼다고 주장한다. 

보암모는 요양병원 치료도 암치료를 직접목적으로 하는 행위여서 입원비가 보장돼야 하지만 보험사가 비용부담에 이 약관을 지난 2014년 임의로 바꿨다는 지적이다. 

변경된 약관대로라면 위암에 걸려 암 치료로 발생하는 진료비는 보상받지만 암 치료 후 요양병원에 입원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험사가 입원비를 보장할 이유가 없다. 

이날 보암모가 금감원을 규탄한 것은 암보험 민원 분쟁에 대해 국민검사청구를 신청했지만 기각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금감원으로부터 구체적인 기각사유를 통보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국민검사청구제는 금감원이 금융소비자 보호와 소통을 통해 '열린 금융감독'을 구현하겠다며 2013년 5월 도입한 제도다. 금융회사의 위법이나 부당한 업무로 금융소비자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큰 건에 대해 200명 이상 당사자가 검사를 청구하면 접수된다. 심의 결과, 검사가 필요하다고 위원회에서 판단하면 해당 부서로 안건이 넘겨진다.

지난달 보암모는 '암 입원보험금 지급 보험회사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한 국민검사를 청구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지난달 21일 심의위원회를 열고 심의한 끝에 검사대상이 아니라면서 이를 기각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앞으로 제도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윤석헌 원장은 이날 조찬에서 "보험은 구성원 간 신뢰가 생명"이라면서 "하지만 보험가입은 쉬우나 보험금 받기는 어렵다는 소비자 인식이 팽배한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험 약관을 이해하기 어렵고 심지어 내용 자체가 불명확한 경우가 있어 민원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금감원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제도와 관행 개선을 위한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할 계획이다"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