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여, 음란물 유통 방조, 폭행, 욕설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전 회장이 16일 오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46)이 폭행, 음란물 유포 등 총 10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양 회장이 경찰의 압수수색 정보를 사전에 알고 증거를 인멸했거나 직원들을 도·감청한 의혹도 수사한다. 양 회장의 마약(향정신성 약물) 투약 혐의는 모발검사 결과가 나오는 다음주 중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경기남부청)은 16일 오전 양 회장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경찰이 양 회장을 검찰에 송치하며 밝힌 혐의는 ▲음란물 유포 ▲음란물 유포 방조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방조 ▲저작권법위반방조 ▲업무상 횡령 ▲강요 ▲ 상습 폭행 ▲대마 수수·흡입 ▲동물학대 ▲총포·도검·화약류 미허가 소지 등 10개다.


최근 언론에서 제기된 직원 도·감청, 수사당국과 유착 의혹 등은 빠졌다. 양 회장과 함께 일했던 제보자 A씨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양 회장이 올 9월6일 경찰의 압수수색 정보를 미리 알고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정진관 경기남부청 사이버안전과장(총경)은 "별도 수사부서를 지정해 양 회장이 압수수색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라며 "직원들을 도·감청한 혐의도 사이버테러수사팀에서 (수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역시 추가 수사로 확인할 계획이다. 정 과장은 "비자금 부분도 별도 수사부서를 지정했으며 자금관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양 회장이 법인 계좌에서 2억8000만원을 출금해 고액의 미술품을 구입하는 등 업무상 횡령 혐의도 확인했다.

마약 투여 혐의를 확인할 모발검사 결과는 다음주쯤 나온다. 정 과장은 "향정신성 약물 투여 혐의는 양 회장이 부인하고 있으나 대마초를 수차례 피운 혐의는 경찰이 확인했고 양 회장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마초는 양 회장이 실소유한 회사 임직원의 지인을 통해서 구한 것으로 조사됐고 판매자도 입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양 회장이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회유하려는 정황도 확인했다. 정 과장 역시 "직원을 회유하려는 시도는 (참고인 조사를 받은 피해자들로부터) 일부 들었다"며 "음란물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 정황도 일부 확인한 게 있다"고 말했다. 

정진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장이 16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폭행, 강요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건을 브리핑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양 회장을 정점으로 한 음란물 카르텔도 확인됐다. 경찰은 양 회장이 2013년부터 올해 9월까지 2개 웹하드의 '자료요청' 게시판을 운영하며 헤비업로더들과 공모해 불법음란물 총 5만2500여건을 유포, 약 7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이 중 불법으로 촬영된 일반인의 성적 영상물도 100여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양 회장은 헤비업로더를 보호하기 위해 게시물이 음란물인지 알 수 없도록 '스크린샷'(대표 사진)만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적발될 경우 ID(아이디)를 변경해 사용하도록 권유했다. 또 헤비업로더는 '우수회원'으로 선정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수익을 일반 회원과 다르게 차등 지급했다.

준회원은 5%의 수수료를 받는다면 우수회원은 15~18%의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그 결과 헤비업로더들은 많게는 2억1000만원에서 적게는 370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정 과장은 "웹하드에 올라간 영상물로 얻은 수익 중 음란물 몫만 역산하면 70억원 정도"라며 "계좌 등으로 우리가 확인한 것만 이 정도고 그 외 범죄수익은 추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양 회장이 2008년 인수한 음란물 필터링업체(디지털 장의 업체)도 명목상 사장은 따로 있었지만 실소유주는 양 회장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웹하드업체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한 점과 양 회장이 회계를 챙긴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정 과장은 "양 회장이 필터링업체 등의 경영에 관여한 점은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검찰로 가기 위해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양 회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 "몰카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