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과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무료급식 현장에서 밥 위에 케이크가 함께 제공된 모습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이 조롱성 댓글을 남기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김하종 신부 인스타그램


노숙인과 어려운 청소년을 위해 무료급식 봉사를 이어온 이탈리아 출신 신부가, 한식 문화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작은 실수 하나 때문에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돼 씁쓸함을 안기고 있다.


지난 22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기 성남시에서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69·빈첸조 보르도) 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공유됐다.

김 신부는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생일은 1년에 한 번이지만 안나의 집은 매일이 생일"이라며 "빵집에서 꾸준히 케이크를 후원해 주시기 때문에 우리 친구들은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달콤한 생일 케이크를 함께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고 적었다.


이어 "오늘도 맛있는 케이크를 후원해 주신 빵집 사장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케이크 배식 과정을 담은 영상을 함께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급식 배식판에 밥과 국, 반찬이 담겨 있고, 밥 위에 케이크 한 조각이 올려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밥 위에 케이크가 한 조각씩 올려진 장면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누가 케이크를 밥 위에 얹냐", "밥에다가 케이크를 왜 주냐" 등 악성 댓글을 남기며 비난했다. "나중엔 김치찌개에 케이크 넣어서 주겠다", "개밥이냐", "저걸 누가 X먹냐" 등 욕설을 섞은 조롱성 댓글도 있었다.


해당 사진을 공유한 누리꾼 A씨는 "무료 식사 서비스를 하는 신부의 영상에 악의적인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A씨는 "인스타그램을 보면 증오와 질투, 혐오로 가득한 것 같다"며 "수십 년간 무료 급식 서비스를 해온 훌륭한 분인데 단지 '밥 위에 케이크를 올려놨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사람들은 서로의 삶을 이렇게 불행하게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95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김 신부는 1992년 한국에 들어와 성남에서 사목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IMF 외환위기로 노숙인이 급증하자 1998년 무료 급식소 '안나의 집'을 설립해 운영하며 노숙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