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 23일 도정 현안 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준비위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파탄지경'이라고 강력히 우려하며, 경기준비위원회에 분야별 공약 사업 전반에 대한 원점 재검토를 공식 주문했다.


이는 불과 나흘 전 현 도정의 재정 운영을 적극 옹호했던 김태년 경기준비위원장의 기조를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추 당선인은 23일 준비위에서 열린 현안 회의에서 분야별 업무보고를 받은 뒤 "도민과의 약속인 공약이지만 현실적으로 예산이 있어야 추진이 가능하다"며 "현재의 심각한 재정 상황을 냉정하게 고려해 현실성 있는 공약 추진 계획을 수립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정책의 시급성과 절박성을 고려해 사업 추진의 우선순위를 재결정하고, 기존 사업들은 성과를 명확히 평가해 지속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특히 추 당선인은 재정 분야 보고 과정에서 인수위 측의 보고가 부실하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전면 재보고를 지시했다. 추 당선인은 "오늘 보고는 기존 관행적인 보고 내용과 다르지 않고 내용조차 부실하다"고 질타하며 "경기도의 모든 세부 사업과 출연금 현황 등 세출 전반을 정밀 분석하고, 당시 의사결정 과정까지 명확히 파악해 재정 상황을 다시 보고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예정된 재정 파탄을 미리 막지 못했다"면서 "냉정하게 원인 분석해야 하는 데 (오늘 보고는) 대외적 상황만을 그 원인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실상 김동연 도정의 재정 실패에 대한 정식 조사와 책임 규명을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8일 김태년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민선 8기의 지방채 발행 확대 등 확장 재정 노선에 대해 "민생을 반영한 적절한 조치였고 부동산 경기 침체 탓"이라며 전임 도정을 적극 방어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2일 김영진 부위원장이 "민선 9기 경기도는 당장 7조원이 넘는 채무를 안고 출발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폭로한 데 이어, 이날 추 당선인이 쐐기를 박으면서 인수위의 기조는 사흘 만에 급반전됐다.

추 당선인은 청년, 주택 정책과 관련해서는 청년과 깊은 소통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 소유의 토지에 역세권을 중심으로 청년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해 달라"면서 "특히, 공유오피스 등 청년 친화적 공간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통 분야 정책에 대해서는 "이동권은 기본권이라는 철학을 가져야 한다"면서 "경기도 내 출퇴근 불편에 대해 경기도민 제안을 적극 받아줄 것"을 부탁했다. 또한, "교통분야에서 자율주행 DRT 등 혁신적인 방안을 통해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경기도에서부터 실현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핵심 교통 공약인 '수도권 원패스' 도입을 위해 수도권 광역지자체장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등 서울시, 인천시 등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경기 편하G 버스'의 경기도 내 신규 노선 확대, 서울시 버스와 노선 연계 협의, 일산대교 인근 경기도민 출퇴근 시 통행료 무료화 방안도 조속히 추진해 줄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