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 KB증권 사장 내정자. /사진=KB증권

증권업계의 유리천장이 깨졌다. 60여년의 국내 증권 역사에서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처음으로 여성이 내정된 것. 주인공은 최근 2년간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WM부문장을 겸직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은 박정림 부사장. 그는 남성 중심의 업계 관행을 깨고 국내 첫 여성 증권사 CEO로 한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9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KB증권 대표이사 후보로 박정림 KB증권 부사장 겸 KB국민은행 부행장(WM그룹대표)과 김성현 KB증권 부사장(IB총괄 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했다. 선정된 후보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박 부사장이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된 것은 지난해 1월 KB국민은행과 KB증권을 겸직하면서 WM그룹 대표를 맡아 은행·증권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WM, 리스크, 여신 등 폭넓은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WM부문의 수익성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은 그에 대해 “수익창출을 확대할 수 있는 실행역량을 보유했으며 그룹 WM부문 시너지 영업을 진두지휘하며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그가 KB증권의 WM부문장을 맡은 후 KB증권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그는 윤경은 KB증권 사장의 역할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WM부문과 회사 ‘안살림’을 맡아왔다. 특히 내부적으로도 노조와 원활한 소통을 통해 분쟁없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박 부사장의 과제는 자신이 부문장으로 쌓아온 실적을 지켜내는 것이다. 업황의 호조로 실적 개선을 이룬 올해 성과를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내년에 얼마나 방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KB증권 노조에 2016년 합병된 현대증권 출신이 많은 상황에서 노사관계를 원만하게 풀어 갈 박 부사장의 리더십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