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임한별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항소심 법정에 선다. 다스 비자금 횡령 및 삼성 뇌물 등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지 90일 만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는 이날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검찰과 변호인은 이날 쟁점사항을 두고 치열하게 다툴 예정이다. 변호인은 프리젠테이션도 준비해둔 상태다. 이 전 대통령에게도 간단하게 입장을 밝힐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차례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해야 할 의무가 없어 강훈 변호사 등만 법정에 나와 이 전 대통령을 대변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측근들을 증인으로 불러 추궁하고 싶지 않다"고 밝힌 바 있으나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되자 전략을 바꿔 마지막인 항소심에서 충분히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 중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15명을 채택했다. 검찰이 신청한 증인은 이날 채택 여부가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9일 열리는 2차 공판기일부터 본격적인 증인신문이 시작된다. 이날 이학수 전 부회장이 법정에 나와 증언한다. 이 전 부회장은 "2007년 하반기 김석한 변호사로부터 이 전 대통령에게 자금을 지원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승인을 받았다"는 자수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일 예정된 3·4차 공판기일에는 강경호 다스 사장과 이 전 대통령 처남의 부인 권영미 전 홍은프레닝 대표, 제승완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다만 이 전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 중 이상은 다스 회장, 김희중 전 대통령실 1부속실장, 임재현 전 대통령실 1부속실장은 채택되지 않았다.
앞으로 열릴 공판에서는 삼성 뇌물을 받은 주체를 누구로 볼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직접 돈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준비절차에서 "1심 판결에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이 없다"며 이 전 대통령과 다스 소송을 맡은 에이킨검프와의 관계, 법적 지위 등을 소명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이 전 대통령은 1992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39억원을 조성(횡령)하고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67억7000여만원을 대납하게 하는 등 총 16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5일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자이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7개 혐의를 유죄로 판단,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약 82억원을 선고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