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박모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음주운전으로 고 윤창호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가해 운전자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의 구형보다 낮아진 형량에 윤씨 유족들은 아쉬운 내색을 드러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는 13일 오전 11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위험운전치사)로 기소된 박모씨(27)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고 박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많은 양의 술을 마신 후 일행까지 태우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운전을 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며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 정도가 매우 중하고 그 결과도 중대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측이 이전 공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적용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사고 전 블랙박스 영상 등을 보면 술에 취해 말투가 꼬이고 차선 이탈도 이뤄졌다”면서 “이에 따라 음주로 인해 운동능력 저하 등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로 보이기 때문에 기존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앞선 공판과정에서 박씨 변호사 측은 “사고를 낸 것은 애정행각이 주된 원인”이라며 “음주운전을 가중처벌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아니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씨가 반성을 하지 않는다”며 징역 8년에서 10년으로 올려 구형했다. 

이날 공판에 참석한 윤씨 부모와 친구들은 재판부의 선고가 나오자 흐느꼈다. 윤씨 아버지 윤기현씨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지만 국민 정서에 부합한 형벌인가에 대한 것은 의문스럽다”며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을 일깨우는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거기에는 미흡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9월25일 오전 2시25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에서 술에 취해 BMW를 몰다가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피해자 윤씨를 충격해 숨지게 하고 윤씨의 친구 배모씨(21)를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윤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해 치료받던 중 45일 만에 숨을 거뒀다. 이를 계기로 음주운전자를 강력처벌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이 마련됐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윤씨 사망사고 이후인 지난해 11월 국회를 통과해 박씨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