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왼쪽)과 오렌지라이프 본사. / 사진=각 사

신한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 중 생명보험업 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 새로 자회사로 영입한 오렌지라이프와 기존 계열사인 신한생명의 분기 실적이 호전된 데 따른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오렌지라이프가 더 많지만 지분율을 감안한 순익 규모는 신한생명이 더 많아 한솥밥을 먹게 된 계열사 간 의미있는 경쟁이 시작됐다는 시각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동일업종의 자회사 두 곳이 선순환 구조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가 더 잘나가"… 지분율 감안 전후 기여도 달라


30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는 올 1분기 804억원으로 올려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다. 신한지주 지분율 59.15%를 감안하면 당기순이익은 476억원이다.

신한생명은 539억원의 순이익을 내 1년 새 59.2% 급증했다. 신한생명은 지주의 100% 자회사여서 그룹 기여도는 오렌지라이프를 앞선다. 연결 후 당기순이익은 신한생명 697억원, 오렌지라이프는 520억원으로 격차가 더 벌어진다. 지난해 말 자산 기준으로 오렌지라이프(32조7441억원)와 신한생명(32조235억원)은 업계 6~7위를 차지해 중견사로 분류된다.

신한지주는 오렌지라이프 편입과 신한생명의 고성장으로 비은행 부문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카드(-12.2%, -169억원)와 신한금융투자(-27.0%, 262억원) 순익이 크게 줄었지만 이를 상쇄하고 남을 정도다.


재무건전성도 탄탄하다. 회계기준 변경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의미다. 오렌지라이프의 지난 3월말 지급여력(RBC)비율은 420.2%, 신한생명은 243.6%를 각각 기록했다.

양사의 기여도 확대는 의미가 크다. 우선 생보업계가 저금리 장기화와 회계기준 변경 이슈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두 생보사가 탄탄한 내실을 갖춰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은행 의존은 탈피함과 동시에 리딩뱅크 경쟁이 한창인 KB금융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KB금융의 경우 KB생명 순이익이 91억원에 불과하고 유일한 은행계 손보사인 KB손보는 순익이 1년 전보다 20.5%(195억원) 급감했다.

자료: 신한금융지주 / 단위: 억원

◆주력사업 상이… 출혈보다 시너지 기대
양사는 주력은 다소 차이가 있어 경쟁에 따른 출혈보다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다. 신한생명은 전 영업채널을 운영하면서 종신보험이나 중저가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을 펼치는 데 반해 오렌지라이프는 변액보험과 저해지종신보험을 중심으로 한다.

신한생명의 1분기 보장성보험 연납화보험료(APE)는 879억원으로 전체 APE의 95.2%, 오렌지라이프의 보장성 APE는 1015억원으로 55.8%를 각각 차지한다. APE는 월납·분기납·일시납 등 모든 납입의 보험료를 연간 기준 환산한 지표로 보험사 영업의 대표 성장성 지표다.

오렌지라이프는 전신이 외국계인 만큼 변액보험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8998억원으로 대형 3사와 변액시장 강자인 미래에셋생명 등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또 업계 최초로 선보인 저해지종신보험(용감한오렌지종신보험) 판매가 여전히 호조를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양사 모두 저금리 기조에도 투자수익률이 개선돼 이자율차 부문에서 양호한 성적을 냈다. 신한생명의 1분기 운용자산이익률은 3.36%로 지난해 말보다 6bp(1bp=0.01%포인트), 오렌지라이프는 3.76%로 4bp 각각 상승했다. 장기간 수익률 하락 기조가 이어져온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신한생명의 경우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자산운용 수익이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신한금융은 오렌지자회사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양사의 합병 가능성이 유력한 데 이 경우 중복사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다. 특히 오렌지라이프는 은행 등 금융그룹 계열사 간의 새로운 협업을 기대할 수 있다.

설계사 채널도 신한생명은 전통 설계사 중심이라면 오렌지라이프는 ‘재무설계사 사관학교’를 표방하며 전문성을 강조한다. 신한생명 설계사의 평균 연령은 47세, 오렌지라이프는 36세로 타깃층이 확연히 구분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 편입을 통해 생보업 시장점유율 확보와 그룹 차원에서 고객정보 활용 등을 꾀하고 있다”며 “그룹 상품의 교차판매 확대와 자산관리(PWM), 투자금융(GIM), 자산운용(GMS) 등의 시너지와 중복채널 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