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고유정(36)이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신상공개위원회 회의를 열어 범죄수법이 잔인하고 결과가 중대해 국민의 알권리 존중 및 강력범죄예방 차원에서 고씨에 대한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뉴스1, 영상 캡처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씨의 범행 잔혹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자신보다 체격이 큰 사내를 죽인 것도 모자라 사체를 절단해 바다에 투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렇다할 증거가 나타나지 않아 수사에 혼선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범행수법에 드러난 의문점

8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씨의 압수품에서 피해자 혈흔을 채취한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약독물 검사를 의뢰했지만 ‘아무 반응도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받았다.


경찰은 160cm·50kg의 신체 조건을 지닌 고씨가 180cm·80kg의 건장한 남성을 살해하기 위해서는 약독물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고 관련 검사를 의뢰했다. 고씨 스마트폰에서 ‘니코틴 치사량’ 등의 검색기록을 확인했기 때문에 결정적 증거로 판단했지만 검사 결과 어떤 것도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유기 방법도 직접적 증거물이 나타나지 않아 분석에 애를 먹고 있다. 고씨는 지난달 28일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 여행 가방, 비닐장갑, 화장품 등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에서 완도로 향하는 여객선에서 고씨가 내용물이 담긴 봉투를 바다에 던지는 모습도 CCTV에 녹화돼 사체를 토막내 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체를 토막내 바다에 버릴 경우 시신이 부패되며 발생하는 가스 때문에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인근 해안을 수색중인 경찰은 아직 한 건의 증거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토막낸 사체 훼손 정도가 심각하거나 별도의 약품 및 열처리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죄 남았나… 의붓아들 죽음 재조명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은 고씨의 네 살 의붓아들이 숨진 사건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사망한 고씨의 의붓아들은 현 남편인 A씨와 그의 전처 사이에서 낳은 자녀다. A씨는 제주도에 살던 아들을 2월 말 청주로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고 일어났더니 아이가 죽어있었다”는 주장과 달리 국과수는 “질식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있다”고 부검결과를 밝혔다. 경찰은 A씨와 고씨가 모두 제주도 출신인 점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고씨가 강씨를 제주도에서 살해한 것과 상당량의 봉투 및 짐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A씨를 유력한 공범으로 보고 있다.

청주상당경찰서 측은 “고씨 의붓아들이 숨진 원인을 밝히기 위해 추가 조사한 결과 사건 당일 이들의 행적을 일정 부분 파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