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사진=뉴시스

집회 현장에서 살수차 운용 감독을 소홀히 해 고 백남기 농민의 사고를 야기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이균용)는 9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구 전 청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함께 기소된 신윤균 전 서울경찰청 4기동단장에게는 1심과 같은 벌금 1000만원, 살수요원인 한모경장과 최모경장에게도 각각 1000만원과 7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구 전 청장은) 집회 당시 총괄 책임자로서 사전에 경찰이나 참가자들 중 부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했다”며 “서울지방경찰청의 상황센터 내부 구조나 상황지휘센터의 기능, 무전을 통해 실시간 현장 상황을 파악할 체계가 구축된 점, 상황센터 내 교통 CCTV 영상이나 종합편성채널 보도 영상 등을 종합하면 당시 현장 지휘관이 지휘·감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구 전 청장은 현장 지휘관의 보고를 받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적절히 지휘권을 행사해 과잉 살수가 방치되지 않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했어야 함에도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시 집회가 적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폭력 시위 양상으로 흘렀던 점, 민사 소송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배상이 이뤄진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구 전 청장은 지난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시위에서 총괄지휘관을 맡았던 당시 살수차가 백씨 머리를 겨냥해 직사가 이뤄지는 상황을 인식하고도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백씨는 서울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뇌사 상태에 빠졌고, 다음 해 9월25일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사건 당시 상황센터 내 피고인 자리와 화면까지 거리, 화면 크기, 무전 내용 등을 고려하면 종로입구 사거리에서 일어난 살수의 구체적 태양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