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소 스마트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사진=현대중공업그룹

“한국 조선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다. 조선 산업의 재도약을 마지막 소임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해 세계 1위가 되겠다.” 2019년 11월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회장 승진 후 밝힌 각오다. 이미 올해 8월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로 신설된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의 초대 사령탑을 맡았던 권오갑 회장. 
당시 권 회장은 ‘기술 혁신’을 통한 ‘한국 조선업 도약’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독보적인 기술 투자와 연구 인력을 집중시켜 세계 조선 산업을 기술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바꿔놓겠다는 각오다. 로봇에 투자를 강화해 전 부문 스마트화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 로봇자회사 강화로 스마트화 가속


현대중공업그룹은 로봇사업을 강화해 오는 2024년까지 1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달 13일 이사회를 열고 로봇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해 자회사 ‘현대로보틱스’로 신규 설립할 것을 결의했다.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현대로보틱스 매출 대부분은 현대중공업그룹 자체에서 만들고 차후 고객사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1월 로봇사업을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국내외 생산설비 투자, 국제 유수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 등을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육성시켜 왔다. 이를 통해 독립경영의 발판을 마련한 현대로보틱스는 분할 이후 산업용 로봇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물류, 모바일 서비스로봇 등 신사업을 확대해 2024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물류자동화 등 신규 사업도 확대해 2024년까지 매출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현대중공업 조선소 스마트화의 조기달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이 2018년 진출한 스마트팩토리 사업에선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2019년 스마트팩트리 사업에서 8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보다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이후에도 연간 1000억원 이상을 수주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스마트물류자동화 시장에도 진출한다. 현대로보틱스는 향후 5년간 국내 스마트물류자동화 시장이 급격히 성장해 1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물류시스템 전문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시장을 선점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로보틱스의 스마트물류자동화 사업은 현대중공업의 선박자재 운영 효율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산업용 로봇 분야의 해외진출도 활발하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말 세계 최대 로봇시장인 중국에 진출, 올해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오른 3000만 달러의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등 중국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2020년 초에는 유럽지사 설립을 완료 이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 가시화 되는 현대중공업그룹 스마트화

조선소 스마트화를 위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체적인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현대중공업그룹과 KT의 최고 경영진은 지난 16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5G 기반 스마트조선소’ 구축 현황을 점검하고 협력 강화에 나섰다. ‘5G 기반 사업협력 성과 발표회’ 이후 5G 기반 스마트조선소의 실질적인 체험과 지속적인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사가 상호협력 한 이후 결과물로 360도 웨어러블 넥밴드(영상카메라)가 있다. 통합관제센터 담당자는 최근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넥밴드로 촬영한 영상을 통해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병원까지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다. 

5G로 신속해진 선행의 장(선박을 건조하면서 동시에 장비들을 탑재하는 공정)도 스마트화로 이룬 성과다. 과거 선행의 장에선 용량이 큰 3D 도면을 100% 다운로드 하기까지 수십 여분이 걸렸다.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현장에 5G 기지국과 5G 라우터를 구축해 현장 전용 5G 스트리트를 구현했고 이를 통해 다운로드 시간을 몇 분 내로 단축했다.

해상에서 끊임없이 통신 가능한 ‘해상 시운전 통신망 개선’ 효과를 이뤄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의 품질 최적화를 위해 연해구역(육지로부터 20해리 이내)에서 선박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해상과 육상의 통신이 원활하지 않아 시운전 선박의 데이트를 확인하기 위해선 하선 후 분석을 하거나 값이 비싼 위성통신을 이용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KT는 시운전 선박에서 실시간 통신이 가능하도록 수개월에 걸쳐 해양 네트워크 품질 개선을 추진했다. 현재는 부산 감포항에서 포항 호미곶까지 약 42㎞를 해상 통신 커버리지로 확보해 통신망 품질을 대폭 개선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해양 네트워크 품질 개선을 통해 선박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과 최적 시험 항로의 원격지원을 통한 비용 절감효과를 얻었다. 차후 현대중공업그룹은 해상 통신 커버리지를 기반으로 선박 원격제어, 드론을 활용한 긴급의약품 수송, 응급환자 원격 진료진단 등을 통한 산업안전분야에서도 활용할 예정이다. 

KT와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성과를 기반으로 ‘디지털로 최적화 운영되는 초일류 조선소’라는 슬로건 아래 5G통신 사물인터넷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KT와 현대중공업그룹은 제조업 혁신 완성, 5G통신 기반 조선해양 스마트통신 플랫폼 개발, 자율운행이 가능한 스마트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권오갑 회장은 “조선업도 4차산업혁명에서 예외가 아니기 때문에 5G통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조선소 구축은 조선업이 오랜 불황에서 벗어나 다시 도약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그룹은 5G통신 선도기업인 KT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협력을 통해 국내 제조업 혁신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실적 개선 시급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는 3분기 영업이익이 2196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3560억원) 대비 38.3% 감소했다.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도 3분기 영업이익이 303억원으로 같은 기간 20% 이상 줄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물량 감소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3분기에만 211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1년까지 기술 개발에 3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설계, 연구개발(R&D) 인력 1만명을 확보하는 ‘기술·품질 중심 경영’을 통해 2022년 현대중공업그룹 매출 8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스마트화 성공 여부가 목표 달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화를 내걸고 현대중공업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권 회장이 업계 선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지 조선업계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