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개소세 인하 연장조차에 국산차와 수입차 브랜드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가 올해 6월까지 자동차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를 인하하기로 하며 자동차 소비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국산차 브랜드는 물론 수입차 브랜드들도 개별소비세 인하로 당분간 저렴한 가격에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소비자에 어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큰 시장 흐름에서 이번 정부의 ‘개소세 인하 연장’이 자동차 판매증가를 확실히 이끌어낼지 이목이 쏠린다.
개소세 인하 소식에 홍보 나선 국산차


최근 정부는 2019년 말 종료된 승용차 개소세 인하 조치를 다시 연장하고 인하 폭도 2배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자동차 가격은 최대 143만원까지 내려가게 됐다.


세금 할인은 정부 부담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실제 차량 구입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동차업체들은 개소세 인하 효과를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내용은 100만원 한도 내에서 기존 5%에서 1.5%로 70% 낮추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개소세 최대 100만원, 교육세 30만원(개소세의 30%), 부가가치세 13만원(개소세·교육세 합산액의 10%) 등 최대 143만원을 감면받을 수 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작년 말까지 30% 인하했던 것에 비해 인하 폭을 2배 이상 확대하면서 4700억원 상당의 세제 혜택이 민간으로 돌아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 개소세 인하 연장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가장 먼저 홍보에 나선 것은 쌍용차다. 쌍용차는 정부 발표 이튿날 차량 가격을 최소 73만원부터 143만원까지 낮아진다고 소개했다. 올해 2월 5100대(전년대비 51%↓)를 판매하는 등 판매절벽에 놓여있는 쌍용차에겐 이번 정부 발표가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G4렉스턴은 3504만∼4498만원에서 3361만∼4355만원으로 코란도 가솔린은 2201만∼2688만원으로 트림(등급)에 따라 98만∼119만원 내려간다. 티볼리 가솔린은 1637만∼2297만원으로 73만∼102만원의 개소세 인하 효과가 난다.

한국지엠(GM) 쉐보레도 개소세 인하에 따라 모델별로 77만∼143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첫 신차 트레일블레이저는 시작가가 1995만원에서 1910만원으로 낮아졌고 가장 인기 있는 최고급 트림인 RS 모델을 사는 경우 110만원 이상 값이 내려간다.

다른 모델도 더 뉴 말리부 102만∼142만원, 이쿼녹스 88만∼119만원, 더 뉴 트랙스 77만∼106만원 등 가격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트래버스와 카마로 SS는 143만원의 최대 인하 혜택이 돌아간다. 르노삼성 역시 개소세 인하에 따라 최대 143만원까지 차량 구매 비용이 낮아진다.

SM6는 92만∼143만원, QM6는 103만∼143만원 인하된 가격에 살 수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전 차종에 걸쳐 최대 143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개소세 70% 인하와 함께 2일 회의에서 결정하는 3월 판매 조건 혜택까지 더하면 현대·기아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누리는 혜택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만 이득?

정부의 개소세 인하 연장조차에 국산차와 수입차 브랜드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의 세금 인하 조치에 힘입어 자동차 업체들은 적극 마케팅에 나서면서도 실제 판매 증대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이 강하다. 국산 자동차보다 수입차가 더 이득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가격이 비싼 만큼 개소세 경감액도 오르기 때문이다.

할인 폭이 국산 중형차는 100만원 이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90만~200만원, BMW 5시리즈는 90만~180만원에 달한다. 실제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등 독일 3사는 지난해 개소세 인하 혜택을 톡톡히 봤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9년 총 7만8133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점유율을 31.9% 늘려 수입차 업체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가도를 달렸다. 2위인 BMW그룹은 한해 동안 4만4191대의 차량을 판매해 18.1%의 점유율을 회복했다. 이어 3위인 아우디는 지난해 하반기 주요 볼륨모델의 판매에 돌입해 1만1930대로 판매량을 마감하며 점유율 4.87%를 회복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국내 완성차 4개사의 내수 시장 성적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였다. 현대차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2.9% 늘었고 기아차는 3.8%, 쌍용차는 1.3%, 르노삼성은 3.4%, 한국GM은 18.4% 각각 줄었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1000만원대에서 3000만원대인 완성차 주력 차종들은 추가 프로모션을 제외한 개소세 인하 효과가 수십만원 선에 그치지만, 고가의 수입차들은 개소세 인하 효과도 수백만원에 달한다”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효과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개소세 인하 끝난 뒤가 문제

개소세 인하 연장 이후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 실제 완성차업체들은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고 기존 세율로 복귀하는 시기마다 심각한 판매 절벽을 겪어왔다. 개소세 인하 기간 동안 미리 수요를 끌어다 쓴 대가를 치른 것이다.

2015년 9~12월 개소세 3.5%가 적용되다 다시 5%로 환원된 2016년 1월 완성차 5사의 판매실적은 전월(2015년 12월)대비 무려 39.3%나 폭락했고 전년 동월에 비해서도 4.8%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도 전월 대비 33.4%, 전년동월대비 18.5%씩 감소했다.

이후 정부가 경기 위축을 감안해 개소세 인하를 6개월 연장하며 1월분도 소급하기로 결정했으나 정부 발표 시점은 2월3일이었기 때문에 1월 영업 당시에는 개소세가 환원된 상태로 판매가 이뤄지면서 실적이 급감한 것이다.

6개월 연장한 개소세 인하가 종료된 이후인 7월 실적은 다시 전월대비 24.8%, 전년동월대비 1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도 전월 대비 32.9%, 전년동월대비 24.0% 줄었다. 이번에도 개소세 인하가 끝나는 7월에는 판매가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6호(2020년 3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