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경쟁사 비방글을 작성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 불매운동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관계자 7명을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초 홍보대행사를 통해 온라인 맘카페 등에 “매일유업 유기농 우유 성분이 의심된다”,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우유가 생산된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다” 등 경쟁사 제품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과 댓글을 수차례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 같은 내용의 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것을 수상쩍게 여겨 아이디 4개를 특정해 지난해 4월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해당 글이 부산에 있는 한 홍보대행사에서 나온 것을 보고 수사를 벌였고, 남양유업 측 홍보대행사가 아이디 50개를 이용해 70여개를 조직적으로 올린 사실을 적발했다.
논란이 일자 남양유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매일유업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는 1년여간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왔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해당 건으로 인해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관련 뉴스 댓글에는 “남양스럽다”,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남양 안 산다”, “대리점 갑질, 손녀 마약에 이어… 믿고 거르는 남양”, “나쁜 기업 남양유업”, “잘못을 해놓고도 떳떳하다”, “아예 고칠 생각이 없는 회장”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달렸다.
특히 이번 사태는 남양유업 불매운동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으로 소비자 불매 운동을 겪은 바 있다. 당시 한 영업사원이 대리점주를 상대로 ‘물량 밀어내기’를 하며 막말과 욕설을 한 음성파일이 인터넷에 게재되면서다. 이 사건으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품들을 대리점에 강매하는 물량 밀어내기 갑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남양유업은 대국민 사과를 하며 갑질 근절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짠물배당, 분유 이물질 논란, 창업주 외손녀 마약 투약 혐의 등 악재가 이어졌고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멈추지 않았다.
이에 남양유업은 ‘백미당’, ‘초코에몽’ 등의 제품에 남양유업 로고를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꼼수’라고 지적하며 남양유업의 제품 리스트를 공유하는 등 불매운동을 이어왔다.
이번 사태는 남양유업이 앞선 논란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불거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총을 받고 있다. 남양유업은 전날 영업이익 5%를 대리점과 공유하겠다며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남양유업이 과거 대리점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변경한 행위와 관련, 대리점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제출한 동의의결 내용이다. 남양유업의 갑질 혐의를 조사해온 공정위는 해당 시정방안을 받아들여 조사를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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