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실채권과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이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수익성 하락을 대비하기 위한 사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현상으로 기업과 개인의 신용 하락이 예상된다. 시중은행은 금융시장의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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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대책위 가동, 건전성 관리 최우선━
KB금융그룹은 매주 비상대책위원회를 개최한다. KB국민은행은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을 위기 수준으로 보고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은행 전략기획부가 비상대책의 전반적인 대응을 총괄하며 건전성 관리 방안을 마련한다.신한금융그룹도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종합상황브리핑 회의를 운영한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등이 금융시장과 여신 상황을 점검한다.
신한은행은 코로나19 사태로 가계대출과 개인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 그룹사 차원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통해 일선 영업점을 비롯해 대출심사부의 업무를 까다롭게 관리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물경기 위축 우려가 커져 하반기에는 여신 성장 동력이 가라앉고 건전성도 나빠질 우려가 있다”며 “당분간 리스크 관리를 통한 내실다지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코로나19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 올해 하나은행은 순이익 목표를 지난해 대비 5%가량 낮췄다. 우리금융그룹도 비상경영대책 위원회를 신설하고 금융시장의 주요 지표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위기 상황을 정확히 진단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의 시나리오 점검, 경영목표 조정·관리, 금융당국과의 적극적 협조와 정책 제안과 함께 다양한 고객지원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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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디지털금융 전환 가속도━
시중은행의 비상경영 다음 단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대안 마련이다. 코로나19로 ‘언택트 경제’가 급부상하면서 시중은행이 디지털금융 구축에 속도를 낸다. 차별화된 비대면 플랫폼을 활용해 코로나19에 필요한 대출 지원에 나선다.신한은행은 올해 8월 출시를 목표로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소상공인 정책자금 관리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블록체인으로 고객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 대출 한도를 확인하면 고객은 은행을 방문해 열흘 안에 정책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정책자금 신청자가 기관에 방문하는 횟수는 평균 5회에 달한다. 블록체인 플랫폼이 생기면 고객의 방문 횟수는 평균 2.5회, 대출승인은 10일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IBK기업은행도 상반기에 비대면 기업대출 실행 프로세스를 도입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대출을 신청하고 스크래핑 등의 기술을 통해 대출심사 서류 제출을 간소화할 것”이라며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자는 취지로 그룹의 젊은 인재들로 구성된 블루팀(가칭)을 만들었다. 블루팀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될 경영환경 속에서 고객, 채널, 기업문화, 사회적 역할 등 경영전반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NH농협은행은 차세대 유니콘 스타트업 선정에 언택트 심사를 도입했다. 언택트 심사를 받은 기업은 원격 영상을 통해 자사 소개와 사업 전략 등을 발표한다. 농협은행은 공정한 평가를 위해 벤처캐피털리스트, 액셀러레이터, 연세대 기술지주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을 보유한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까다로운 평가를 진행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선정된 기업은 은행, 생명, 증권, 손해보험 등 5000여개 전국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투자가 위축된 스타트업계에 숨통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허인 행장이 금융지주 디지털혁신총괄(CDIO)이자 은행의 디지털금융그룹장인 한동환 부행장과 올해 하반기 중 구축을 목표로 차세대 전산시스템인 The K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이 프로젝트에는 마케팅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고도화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지난달에는 디지털 심사 플랫폼인 기업여신 자동심사 지원시스템을 도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자산관리(WM)사업도 언택트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SC제일은행은 고액자산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웰스케어(Wealth Care) 세미나를 온라인 서비스로 확장한 웰스케어 웹 세미나를 선뵀다. 온라인 서비스의 특성을 감안해 SC제일은행 거래 여부 등의 참석 기준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지난 4월 초 첫선을 보인 웹 세미나는 코로나가 바꿀 미래, 투자의 방향은(부제: 달러로 미래를 바꾸다)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오프라인 세미나의 최대 5배 규모인 1000여명이 참여해 성황리에 마쳤다.
씨티은행은 14년간 이어온 씽크머니 프로그램을 비대면으로 제공한다. 씽크머니는 청소년들이 올바른 금융 가치관을 정립하고 주체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교육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금융 체험교육장인 펍핀 3호를 세종YWCA에 개소하고 지역사회 청소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교육기관 등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친숙하게 금융활동을 체험하고 많은 청소년들이 금융교육이 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 금융 서비스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4호(2020년 5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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