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 30.85포인트(1.41%) 상승한 2212.72를 나타내고 있다./사진=뉴시스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던 코스피가 거침없이 상승해 천장을 뚫을 기세다. 코스피의 전례 없는 상승 랠리 배경에는 시중에 넘쳐나는 돈(유동성)에 있다. 주가가 실물 경기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우려도 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경기 회복이 이뤄지면서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급격한 상승세 직접 뛰어든 투자자
올해 1월 연중 최고점(2267)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폭락장을 연출해 3월19일 종가 기준 연중 저점인 1450대로 떨어졌다. 코스피는 3월 한 달 새 10년 전보다 못한 수준으로 무너졌다. 지난 2010년 3월19일 코스피 종가는 1686선이다.
금융당국은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해 3월 공매도를 6개월간 전면 금지하고 1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를 조성했다. 그러나 코스피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4월9일 1800선까지 올라섰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증안펀드가 운용을 시작한 날이다. 이후에도 코스피는 상승세를 키워 6월9일 종가 기준 2188.92에 안착했다. 증안펀드는 1600선 유지를 목표로 출자돼 현재까지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코스피의 V자 반등에는 개인 투자자의 심리적 안정과 유동성이 한몫했다. 공매도 전면 금지나 증안펀드 조성 등이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해 개인 자금이 증시로 활발하게 유입됐다는 의견이다. 5월2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5%로 내려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라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또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으로 생긴 펀드에 대한 불신이 개인이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들은 코스피 주식을 26조원(6월9일 기준) 이상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는 5조원, 외국인 투자자는 23조원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빠진 자리에 개인이 들어와 코스피를 끌어 올릴 수 있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집계한 증시 주변 자금은 147조1279억원(5일 기준)이다. 44조5552억원인 투자자예탁금을 포함해 파생상품 거래예수금(11조8717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 잔액(79조1291억원), 위탁매매 미수금(2544억원), 신용융자 잔액(11조3163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증시 상승 배경을 유동성과 정책의 힘, 불확실성 완화, 경기회복 기대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은 3월 패닉 장세에 많은 부분 선반영됐다”며 “이후에는 정책동력, 유동성의 힘, 여기에 코로나19 진정, 글로벌 경제활동 정상화, 경기회복 기대가 맞물리면서 상승세가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코스피 지수 추이./그래픽=머니S 편집부

하반기 증시 2350, 내년 2500 간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도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경기 회복 모습이 역N자형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2분기를 최악의 경기 상황으로 보고 3분기에는 반작용 효과로 반등, 4분기는 반등 속도를 서서히 줄여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주요국들이 4~5월에 경제활동 재개를 시작해 2분기 대비 3분기 경기 반등이 예약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최근 주가가 꺾이지 않는 이유”라면서 “3분기 중후반 이후 경기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와 주가가 비슷한 흐름을 보여 코스피는 하반기 2350까지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리먼 사태 이후 최고치인 11배를 웃돌아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있다”면서도 “과거 경기 악재로 경기선행지수가 무너졌을 때 PER을 보면 항상 높았다. 이익이 무너진 상태에서 주가가 부양책으로 먼저 오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역대급 저금리와 유동성 팽창을 생각하면 현재 PER은 적정하다”며 “경기 회복과 맞물려 단기적으로 주가는 2350까지 갈 수 있고 4분기에 주춤했다가 2021년에는 250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코스피는 1983년 출범 이래 지난 2017년 10월 사상 처음으로 2500선을 돌파했고 2018년 1월 장중 2600선에 올라선 후 내림세를 보였다.

실물 경기 회복에 앞서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하자 지금 주식을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심리에 주식을 경쟁적으로 매수하는 패닉 바잉(Panic Buying)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전략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까지 유동성의 힘이 컸다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실제 경기와 기업이익 회복으로 매크로ㆍ펀더멘털 장세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비중이 작으면 지금부터 주식시장 조정 시 분할매수,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고 주식 비중이 크다면 보유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주가의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고 점차 낙폭과대주보다는 성장주도주 중심으로 종목, 업종이 압축될 것”이라며 “소외주의 순환매도 마무리되는 추세라 대형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9호(2020년 6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