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했지만 기세만큼은 남다르다. 한화 이글스가 지난 16일 경기 막판의 분투에 힘입어 승리에 도전한다. 선봉장은 상대전적에서 강세를 보였던 투수 채드 벨이다.
한화는 17일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5차전 경기를 갖는다.

객관적 전력만 보면 한화의 절대적인 약세다. LG는 이번 시즌 23승13패 0.639의 승률로 리그 2위에 올랐다. 1위 NC 다이노스를 3경기차로 뒤쫓고 있다. 반면 한화는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18연패를 지난 주말에서야 간신히 끊어냈다. 연패는 끊어냈으나 '투타의 전반적 부진'이라는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는 전날 5-9로 패한 경기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한화 타선은 상대 선발투수 정찬헌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정찬헌은 이날 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94개 공을 던지며 6피안타 4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한화 타자들을 틀어막았다. 그 사이 LG 타선은 장단 15안타를 뽑아내며 한화 선발투수 장민재를 괴롭혔다. 장민재는 4⅔이닝 동안 9피안타 2탈삼진 1볼넷 7실점에 그치며 강판됐다. 한화가 연패 기간 보여준 모습이 그대로 재현됐다.

하지만 경기 막판에는 이야기가 달랐다. 한화는 장민재의 뒤를 이은 윤대경, 신정락, 윤호솔이 도합 6피안타(2피홈런) 2실점으로 연쇄 실점을 막았다. 그러는 동안 한화 타선이 힘을 냈다. 7회말 2사 상황에서 8번타자 내야수 노시환이 볼넷으로 출루한 걸 시작으로 다섯 타자가 연속으로 누상에 나갔다. 와중에 대타 김민하의 밀어내기 볼넷과 정은원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3점을 만회했다.

한화는 9회말 또 다시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로 나선 내야수 조한민이 LG 바뀐 투수 이우찬과의 대결에서 7구까지 이어지는 승부 끝에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우찬은 이어진 타석에서 이동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김민하에게 적시타를 맞고 정은원에게 볼넷까지 내줬다.


1사 1, 2루까지 몰리자 류중일 LG 감독은 필승조 송은범을 5점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한화는 김태균이 송은범을 상대로 적시타를 때린 뒤 정진호가 진루타까지 만들며 2사 2, 3루를 만들었다. 뒤이은 타석에서 제라드 호잉까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만루가 되자 LG 덕아웃은 정우영을 투입했다.

정우영은 첫 타자 박상언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LG 입장에서는 쉽게 가져갈 수 있는 경기를 필승조까지 투입시키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LG는 이날 경기에서 7회 정찬헌이 내려간 뒤 무려 6명의 투수가 마운드를 밟았다. 이닝을 짧게짧게 소화했다고는 하지만 굳이 쓰지 않아도 될 선수들이 등판했다.

반면 한화는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상대 불펜을 소모시켰다. 마지막까지 LG를 괴롭혔다는 점에서 17일 경기에 보다 자신감 있게 나설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공교롭게도 한화가 17일 선발투수로 예고한 이는 채드 벨이다. 채드 벨은 유독 LG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까지 도합 7경기 선발 등판해 3승2패 2.8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은 1.13이다. 경기당 6이닝 가까이를 소화했다. 이번 시즌은 부상 여파로 다소 주춤하나 여전히 LG를 상대로 한화가 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투수다.
반면 이날 LG 선발투수로 나서는 임찬규는 역대 한화전 성적이 11경기(7경기 선발) 2승3패 7.22의 평균자책점에 그친다. WHIP도 1.81에 육박한다.

지난 경기 막판의 집중력과 선발투수 기록까지, 한화는 17일 경기에서 LG를 흔들 충분한 가능성을 갖췄다. 한화가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연패 탈출이 단순한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할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한화 입장에서도 리그 선두권을 달리는 팀을 상대로 승리를 가져간다면 지난 주말 연패 탈출로 촉발된 팀 내 긍정적 분위기를 계속 타고 갈 수 있다. 만약 이날 경기에서 한화가 승리하면 시즌 10승째를 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