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안'의 주요 내용과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강종민 기자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재추진하면서 경영계의 우려가 커진다.
고용노동부는 7일 국무회의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안 3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비준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달 중으로 국회에 제출된다.

ILO 핵심협약은 노동권 보장과 관련한 국제규범 190개 중 가장 핵심적인 조항 8개를 가리킨다. ▲결사의 자유(87호, 98호) ▲강제노동금지(29호, 105호) ▲아동노동금지(138호, 182호) ▲균등대우(100호, 111호) 관련 협약이 이에 해당한다.


한국은 1991년 ILO에 가입했지만 핵심협약 8개 가운데 결사의 자유에 관한 협약 2개,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 2개 등 4개를 아직까지 비준하지 않았다.

2010년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당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지난해 4월까지 완료하기로 했지만 노동계와 경영계 사이의 이견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이날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3개 안건은 제29·87·98호 협약이다. 비준에 필요한 노동관계법과 병역법 개정은 동시에 추진된다.


정부는 관련법과 제도개선을 먼저 마무리한 후 비준을 추진하려 했지만 EU가 ILO 핵심협약 비준 지연을 이유로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EU FTA의 분쟁 해결 절차를 개시하자 비준과 법개정 동시 추진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경영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코멘트를 통해 “ILO 핵심협약 비준 및 국회의 비준동의에 앞서 관련 국내 법제도의 정비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며 “노조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을 위한 논의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위기의 극복,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 회복 및 일자리 지키기에 매진해야 하는 시점에서 정부가 기업들이 노사관계에서 가장 곤혹스럽고 부담을 느끼고 있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영계는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정부의 입법예고 기간에 제출한 경영계 의견이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국회가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된 입법 과정에서 경영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