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대출 만기 연장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미 코로나 금융지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금융사는 추가 대출 연장에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위원장은 오는 24일 신한·K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과 비공개로 회동한다. 은 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은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 3월에도 접촉해 금융·비금융 지원에 뜻을 모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5대 금융지주 회장은 분기에 한번 꼴로 대면해 현안을 공유하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당국과 논의할 사안이 많아 은 위원장이 참석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은 위원장이 여름휴가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선 각 금융지주의 코로나19 지원 상황을 점검하고 '대출 지원 가이드라인' 연장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9월30일까지 상환기간이 다가온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 대출에 대해 최소 6개월 이상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상환도 미뤄주는 것이다.
은 위원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이드라인 연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상황이 더 어려워졌는데 9월이 됐다고 해서 할 만큼 했다며 (연장을) 안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금융정책을 만들면서 코로나19 위기를 6개월 정도 예상했지만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말했다.
지주 회장들은 건전성 부담을 토로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 위기가 금융권으로 전이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소호)대출 잔액은 지난 1월 205조2169억원에서 6월 217조148억원으로 11조7979(6.0%) 급증했다. 상반기에만 12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는 연체율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2020년 5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에 따르면 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은 지난 3월 0.33%에서 5월 0.37%로 0.04%포인트 확대됐다.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코로나19 이후 금융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 보고서를 통해 만기연장 조치 장기화 시 정보왜곡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혁준 금융평가본부장은 " 차주가 더 이상 차입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데도 금융회사가 지속적으로 대출기한을 연장해주는 일명 '연명 대출(Evergreen Loan)'은 표면적으로 정상여신이나 그 실질은 부실여신"이라며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의미가 없어지고, 금융당국과 신용평가사는 금융회사의 실질에 부합하는 정확한 판단을 하기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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