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이세현 기자,류석우 기자 = 이른바 '검언유착' 수사의 전권을 쥔 서울중앙지검이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의 수사 중단·불기소 결정에 이어 잇따라 불거진 의혹들로 난관에 봉착했다.
현재 검언유착 의혹 수사 관련, KBS '허위 녹취록 오보' 사태의 배경에 중앙지검 고위 간부가 있다는 의혹에서부터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위법하게 집행됐다는 법원의 판단까지 나온 상태다.
대검찰청에서는 법무부와 중앙지검의 '항의'에 따라 대검 형사부장이 총장 보고 없이 24일 열린 심의위에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하면서 '절차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KBS 녹취록 오보' 유출 의혹…'중앙지검 핵심 간부' 맞을까?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KBS는 이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조작 연루 의혹 제기를 공모한 정황이 발견됐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놨다.
그런데 KBS에서 공개한 2월13일자 '부산 녹취록'에서 일부 허위 내용이 발견됐다. KBS는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사태는 일파만파로 퍼졌다.
자연스럽게 허위 정보가 담긴 녹취록 내용을 누가 알려줬는지 여러 설왕설래가 오갔다. 일각에서는 '청부 보도'라는 의혹과 함께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를 '유출 경위'로 지목하며 또 다른 '검언유착'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재 '유출 '배후로 수사 지휘라인에 있는 서울중앙지검 이정현 1차장과 정진웅 형사1부장, 이성윤 지검장과 함께 또 다른 핵심 간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의혹에 대한 당사자를 밝히진 않으면서도 "본인이 아니라고 한다"고 부인했다.
'KBS 녹취록 오보 사태'는 한 검사장 등이 KBS 기자와 허위 수사정보 등을 KBS에 제공한 수사기관 관계자 등을 서울남부지검에 고소·고발하면서 향후 수사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만일 검찰 간부가 유출한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해당 의혹은 향후 KBS 내부에서도 오보 사태의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사측의 수박 겉핥기식 해명이 오히려 '의도된 필연적 고의'라는 지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실체적인 진실을 규명하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도 지난 20일 성명서를 통해 "공정방송위원회를 열어 사태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법원, 檢 압수수색 집행에 위법성 판단…재판서 불리 작용
검찰의 수사 과정을 둘러싸고도 각종 잡음이 나오고 있다. 우선 채널A 관계자를 통해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위법성이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앞서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찬년 판사는 검찰이 지난 5월14일 채널A 관계자를 통해 제출받은 이 전 기자의 노트북 1대와 휴대전화 2대에 대한 압수수색이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채널A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채널A 측 요청을 받아들여 집행을 일시 중지하고 추후 채널A 관계자를 한 호텔에서 만나 압수물을 제출 받는 형식을 취했다. 이에 대해 김 판사는 "채널A 밖에서 압수수색을 집행하려면 이 전 기자에게 그 일시와 장소를 통지하고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어야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기자 측은 법원 결정에 따라 27일 압수물을 돌려달라는 환부신청을 했다. 만약 검찰이 압수물 반환을 거부할 경우 이에 대해서도 준항고할 방침이다.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위법성이 발견되면 향후 검찰이 이 전 기자를 기소하더라도 해당 증거로 유죄를 주장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이유로 해당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나온 기록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도 중앙지검 내부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심의위 의견서 제출 요청에 "안 된다"…형사부장 단독 결정?
지난 24일 열린 '검언유착 의혹' 심의위에 대검 형사부에 의견을 내지 않은 것을 두고도 논란이 불거졌다. 심의위에서 대검 형사부에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했으나 김관정 형사부장이 윤석열 검찰총장 등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의견서를 낼 수 없다고 결정해 결국 내지 않은 것이다.
당시 김 부장은 대검이 수사에 관여하지 말라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어긋난다며 '제출 불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서 제출은 지휘권 위반이 아니다. 심의위의 요청을 거절하면 임무 방기'라고 주장하는 대검 실무진의 의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불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도 '대검 형사부 의견서 제출은 지휘권 위반'이라는 취지의 공문을 대검에 보냈다고 한다. 법무부 관계자들도 대검의 의견서 제출에 반대의견을 피력했고 추 장관 역시 "의견서 제출은 수사지휘권 위반이며 별도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