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앞에서 멈춰선 공권력…'올다르크'인가, 업무방해 범죄인가
체육단체 사무실 진입 막은 여성, 17일엔 현장 떠나
온라인에선 '올다르크' 추앙, 시위 참여자들 반응은 엇갈려
법조계, "집회의 자유 주장하려면 체육단체도 존중해야"
최혜승 기자,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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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권 시위'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2주 가까이 이어지면서 핸드볼경기장에 사무실을 둔 9개 체육단체는 시위대에 의해 출입을 봉쇄당한 채 막대한 업무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16일 국민의힘 지도부가 시위대와 협의해 소수의 체육단체 인사들의 사무실 출입을 허용하기로 약속했지만, 단 한 명의 여성 시위자 A씨가 출입문을 붙잡고 항의하면서 사무실 진입은 결국 무산됐다.
단 한 명의 시위자 앞에서 서로간의 약속도, 공권력도 멈춰선 셈이다. 이를 두고 A씨의 행동을 '집회·시위의 자유'로 허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17일 '동행미디어 시대'가 다시 찾은 핸드볼경기장 앞에선 스무명 남짓의 시위대가 앉아 있었다. 전날 체육단체 인사들의 진입을 저지한 A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위 참가자들 역시 A씨의 행동을 두고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참정권 시위'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밝힌 한 여성은 "우리가 원하는 건 재선거인데, A씨 같은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과격하고 말이 안 통하는 이미지로 비칠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오히려 공권력이 개입할 명분을 준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시위 참가자는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누구도 이 개표소(핸드볼경기장) 안에 들어가선 안 된다"며 "A씨가 영웅 같은 행동을 했다"고 지지했다. 온라인에서는 A씨를 두고 '올다르크(올림픽공원+잔다르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30대 박모씨는 "지난주부터 A씨가 집회에 참여했고, 잠깐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며 "주변 사람들을 따라 정치적 구호를 외치길래 내가 제지하니 A씨는 '내가 말할 자유를 왜 막느냐'며 항의했다. A씨의 행동이 좋아 보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집회·시위의 자유가 헌법적 기본권인 것은 맞지만, 이번 사태는 그 한계를 넘어섰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회·시위의 자유도 헌법적 기본권이지만 체육단체 직원들의 출입을 막는 것 역시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거리에서 시위를 하더라도 차량이 다닐 공간을 마련해야 하듯 타인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아예 사무실 출입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입 통제 외에 대안이 없었는지, 그로 인해 사무실에 꼭 들어가야 했던 사람들이 입은 피해가 얼마나 큰지 법익에 대한 '비교형량'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환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체육단체 직원들과 선수들의 활동을 보장하는 한계 내에서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며 "독일에선 문 앞 연좌시위로 직원 출입을 방해한 것을 강요죄로 처벌한 사례가 있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가치라고 해도 그 선을 지켜야 하는데, 이번 경우는 그 선을 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A씨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당신들은 누구길래 무슨 권리로 무고한 체육인들에게 잔인한 폭력을 행사하고, 왜 체육인들의 터전을 빼앗느냐"며 "불법 행위를 계속한다면 모든 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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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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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