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17일 서울 성북구 자신의 사택 인근에서 구급차에 탑승하고 있다. 2020.8.1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나는 열도 안 올라요. 병에 대한 증상이 전혀 없어요. 그런데 구청에서 이 전광훈 목사를 격리 대상으로 정했다고 통보를 했습니다. 이놈들이"(8월15일 광복절 집회에 참석한 전광훈 목사의 연설 중)
자신은 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호언장담이 무색하게도 전광훈 목사는 전날(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의 자가격리 명령을 자신의 집회 참여를 막기 위한 정치적인 술수로 보고 당당하게 법을 위반한 것이다. 현행법상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 목사는 광복절 집회에서 "오늘 행사를 앞두고 점진적으로 바이러스가 일어난 것이 아니고 (누군가가) 바이러스 균을 우리 교회에 갖다 부어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복절 집회를 막기 위해 정치적인 음모를 가진 누군가가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것이다.


전 목사와 그를 따르는 보수단체 회원들은 위법한 행위를 저지르면 항상 정치탄압을 언급했다. 과거에도 같았다. 전 목사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고 구속적부심 심사를 받을 때 지지자들은 종로경찰서에서 정치탄압, 종교탄압을 중단하라는 피켓(손팻말)을 들고 소리쳤다. 당시 지지자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전광훈 목사를 필두로 한 보수단체의 주장은 대략 이렇다. 현 문재인 정부는 공산주의 정권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하야시켜야 한다, 우리들의 주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이거나 공산주의 옹호자다, 정치탄압에 맞서는 우리들의 행동은 위법하더라도 정당하다는 것.

실제 전 목사는 광복절 집회 당시 광화문 집회를 막아야 한다는 댓글을 쓴 사람들을 지칭하며 빨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들의 말대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한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단체 회원들의 정치적인 표현도 존중받아야 하며 '반정부 발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는 행위, 집회 현장에서 수많은 참가자들이 밀착해서 구호를 외치고 다 함께 식사하는 행위는 과연 그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했을 때 정당한지는 의문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 상태가 1~2일만 더 지속되면 감염된 분도 이제 병원의 문턱을 넘어가지 못하고 자택에서 대기하셔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음 주부터는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지 못해 돌아가시는 분이 생기기 시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에서 14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코로나 최전선' 보건소 의료진들은 여름 휴가도 즐기지 못하고 비상 상황으로 돌아가야 하는 판국이다.

정치적인 표현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가 민주주의적 가치에 어울릴까. 강력한 팬덤(열성조직)을 보유한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보수단체의 리더들이 먼저 솔선수범해 방역수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민주주의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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